중반친리/ 다 떠나고 나만 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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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친리/ 다 떠나고 나만 남으니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6.01.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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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 중 衆 배반할 반 叛 친할 친 親 떼놓을 리 離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21

중국 한 도시에서 한식식당을 차린 C사장은 서글서글한 외모에다 사교성이 좋아 나중에 그 지역 한인회(韓人會)를 맡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감투를 쓰니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찾아 주니 제법 돈을 벌게 되었다. 욕심이 생긴 그는 바로 옆에 가라오케를 열고 2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였다.
부인이 애들 학교 문제로 서울로 가고 혼자 남게 되어 사는 재미가 없게 된 그!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며 그럭저럭 시간을 보냈으나 얼마 후에 여종업원과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돌았다.  불행의 싹이 트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날 새로 온 예쁜 여종업원과 그런 사이가 되었는데 당돌하게도 천위엔을 달라는 것이었다.
“아니? 어디 주인한테 화대를 달래?”
그런데 그 뒤가 문제였다. 두 번째는 이천위엔을 다음에는 오천위엔을 그 다음에는 만 위엔을… 그때마다 그녀는 욕만 먹고 나왔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이만위엔을 말했을 때 그는 뺨까지 때려 내보냈다.
“너 미친 거 아냐?“
이튿날 공안(公安, 경찰)이 들이 닥쳤다. ‘호색한(好色漢)’ 으로 연행된 것이다. 이후부터는 불문가지였다. 식당은 문을 닫고 서울에 있던 부인에게 이혼 당하였다. 같이 어울리던 친구들은 면회도 가지 않았다. 한 번의 실수로 순식간에 있던 재산 다 날리고 衆叛親離(중반친리)된 것이다.   
《春秋左傳(춘추좌전)》에 나온다. 衆叛親離, 難以濟矣(중반친리, 난이제의) : 사람들이 떨어져 나가고 친한 사람들을 잃게 되니 성공하기가 어렵습니다.
춘추(春秋, BC770-BC476)시대, 위(衛)나라 공자 주우(州吁)가 그의 형인 환공(桓公)을 죽이고 자기 스스로 왕이 되었다. 주우가 왕권을 무력으로 찬탈하였기 때문에 조정의 대신이나 백성들이 마음속으로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주우는 사람들의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자신과 나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송(宋)·진(陳)·채(蔡)나라들과 동맹을 맺어 앙숙관계인 정(鄭)나라를 치기 시작했다. 네 나라 연맹군이 정나라 수도를 포위하며 5일 동안이나 공격하였으나 점령하지 못하고 잠시 물러나 있었다.
이즈음 노(魯)나라 은공(隱公)이 신하 중중(衆仲)에게 물었다.
“네가 보기에 주우가 세운 이 계획이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중중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하였다.
“저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덕으로 사람을 승복시킨다는 말은 들어 봤지만, 전쟁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심을 얻어 승복시켰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주우가 지금 오로지 폭력으로 사람을 핍박하니 머지않아 민심을 잃게 될 것이고, 주위에 있는 신하들도 떠나고 말 것인데 어찌 성공하겠습니까?”
은공이 고개를 끄덕이며 찬동하였다. 그해 가을 또 연합군이 다시 정나라를 공격하면서 노나라에게도 지원을 요청하였다. 은공이 전에 중중의 말을 상기하고 주우의 요구를 그 자리에서 완곡히 거절하였다.
나중에 연합군이 정나라를 공격하여 성공하였지만, 주우는 이 일로 민심을 얻지도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얼마 안 되어 국가대의를 위해 자기의 아들까지 희생(大義滅親, 대의멸친)한 석작(石碏)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이 성어는 ‘군중이 반대하고 친근한 사람들이 떠나 버리다.’ 는 것으로 훗날 사람들은 ‘기반이 허물어지고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지다. 뭇사람에게 버림을 받다.’ 는 뜻으로 사용하였다.
관련된 성어로 ‘뭇사람의 기대와 촉망이 쏠리다.’ 는 뜻의 衆望所歸(중망소귀)이 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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