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민망한 과도한 옹호, 과잉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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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6.02.1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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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숙주 군수 부인의 재판이 열린 지난 4일 전주지방법원 남원지원 앞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황 군수가 증인으로 채택되고, 군수 부인에 대한 구형이 예고된 영향 때문인지 평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았다.
많은 군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많은 지역 주민들이 재판을 보기 위해 법원을 찾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날 법원 앞에서 벌어진 볼썽사나운 모습은 한심스럽다 못해 부끄러웠다.
황 군수가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자 취재를 위해 전주 문화방송(MBC) 기자가 황 군수에게 질문을 던졌고, 황 군수는 답변을 하지 않은 채 황급히 법정으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황 군수를 지지하거나 추종하는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이 문화방송 카메라 기자와 취재기자의 앞을 몸으로 막아서며 뒤엉켰다. 이런 모습은 당일 방송된 문화방송 뉴스에도 고스란히 방송됐다. 참 창피하고 한심스러운 일이다. 그들은 황 군수가 고용한 경호원은 아니다. 황 군수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했을 것이라고도 생각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과잉충성심’에서 우러나온 행동일까? 어떤 이유에서인지 짐작하기 어렵지만 황 군수에 대한 과도한 추종이 그날 공중파 방송국 메인뉴스에 그대로 반영되고 이를 본 많은 출향민과 다른 지역 사람들이 의아해 했다고 전해온다. 그들은 자신들의 그런 행동과 모습들이 황 군수에게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간과하고 있는 듯하다. 이날 문화방송 기자들의 취재를 가로막던 일부 주민들은 문화방송 기자들을 향해 “쟤들은 편파적이야”, “쟤들만 꼭 다 따라다니면서 저래”, “그렇게 편파적으로 방송하면 안 돼” 등의 이해할 수 없는 야유를 쏟아냈다.
어느 자치단체의 장이나 그 부인이 자치단체와 관련된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마다 언론은 해당 자치단체 주민들의 궁금증 해소와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도덕성 점검을 위해 관심 있게 큰 비중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번 사안도 그런 기왕의 보도태도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많은 지역주민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사안을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편파적이라며 야유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기자는 그 모습을 보고 그런 발언을 한 한 주민과 실랑이를 벌였다.
“뭐가 편파적이고 공정하지 못한 것인지 이유가 뭐예요”라고 말했고, 상대방은 “조용해라”는 말로 일관했다. 이날 분위기는 사실 더욱 험악했지만 주된 내용이다.
이날 황군수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이는 일부 주민들이 벌인 행동과 발언이 황 군수의 지시가 아니고 그들의 필요와 판단에 따라 한 언행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바라는 황 군수의 안위에는 별 보탬이 되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황 군수가 책잡힐 빌미를 제공하는 것 같다.
그들이 왜 그렇듯 과도하고 적극적으로 법정에 출석하는 황군수를 옹호할까. 진실을 속 시원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 이유가 죄가 있고 없음을 떠나 소위 ‘보조사업, 수의계약’ 등 이권과 결부된 ‘과잉충성심’이라면 올해 36살인 기자가 느끼고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매우 추한 느낌 때문에 기분이 유쾌하지 못할 것 같다.
막상 당사자는 군민을 납득시킬 명분도, 측근을 영리하게 관리하려는 전략도 내보이지 않는데, 이런저런 사사로운 이익 때문에 군수의 심기 경호와 눈치 보기에 혈안이 되면 지역은 누가 지킬 수 있을까. 권력자 군수의 추종자부터 바른 도덕관을 가져야 주민도 지역도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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