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교육 특강이 비공개인 이유는?
상태바
천문교육 특강이 비공개인 이유는?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03.23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순창교육지원청 주간업무계획에 올라온 천문교육특강 일정을 보고 지난 22일 청소년 문화의 집을 찾았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특강인 줄 알았는데 현장에는 생각보다 어른들이 더 많이 보였다.
카메라를 손에 들고 간 기자를 본 담당 공무원은 어디서 왔냐고 물었고 소속을 밝히자 “오늘 특강은 순창고 천문동아리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강의하시는 박사님이 천문학 강의에 일인자시라 와서 들으면 좋은 강연이다. 하지만 홍보를 안 한 이유는 박사님이 최근 송유근 논문표절사건과 관련이 있어 매스컴을 타게 되면 박사님 입장이 난처할 수 있어 보도자료도 내보내지 않았다”며 취재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또한 이곳에는 현재 학생과 교사뿐만이 아닌 공무원들도 몇몇 있다는 사실도 말해줬다.
기자는 사무실로 돌아오는 동안 생각했다. ‘입장이 난처할 수 있는 사람이 강연을 다니는 이유는? 또 군은 입장이 난처할 수 있는 사람을 초청해 강의를 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선배에게 취재를 못하고 돌아온 이유를 설명했다. 선배는 군청 관련부서로 전화해 오늘 진행하는 특강이 비공개냐 물었고 아니라는 대답에 그럼 왜 취재를 못하게 하느냐고 하자 취재해도 좋다는 대답을 들었다. 직급이 낮은 직원이 알아서 처신하려고 그렇게 말한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부서, 같은 계의 공무원들이 서로 소통하지 않은 결과는 분명해졌다.
그 길로 기자는 다시 특강 장소에 갔다. 똑같이 카메라를 들고 강의실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번에는 아무도 기자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없었다.
특강을 듣기 시작했다. 박사의 약력을 소개하고 본격적인 강연이 이뤄졌다. 기자는 3년 전 졸업했던 대학교 강의실에 앉아 있는 기분이었다. 기자에게는 썩 나쁘지 않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옆에 듣고 있는 순창고 천문동아리 학생들이 걱정됐다. 과연 학생들이 이 강의를 이해할 수 있을까? 분명 대상이 순창고 천문동아리 학생과 교사들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대상들이 쉽게 이해 가능한 특강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중 교사들에게라도 유익한 강의였다면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느껴도 될지 모르겠다. 이는 학생들의 지식수준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청강생 수준에 맞는 강의를 진행하지 못한 교수와 섭외 과정에서 대상자의 수준을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행정의 잘못이 크다.
특강이 끝나고 기념촬영까지 마친 학생들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12명의 학생들 중 두 명의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다. 한 학생은 “별자리에 관한 내용일 줄 알았는데 천문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너무 어려웠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두 번째 학생은 “좋았다”라는 대답 후 한참 뒤 “들었는데 강의 내용이 어려워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즉 ‘과연 천재소년 지도교수의 강의였다’고 칭찬할 만큼 내용 있고 감동적인 강의였는지에 대한 청강생들의 평가는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강의 시작 전 본인은 시간 낭비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고 했던 그 박사는 강의의 상당시간을 자기 신상소개에 할애했다. 본인에게는 시간낭비가 아니었을지언정 학생들에게는 시간낭비로 느낄 소지가 다분하다. 한창 바쁜 시간을 내어 온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교수의 신상소개를 듣는 동안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조합장 해임 징계 의결” 촉구, 순정축협 대의원 성명
  • 순창군청 여자 소프트테니스팀 ‘리코’, 회장기 단식 우승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