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46) 자연으로부터 잠시 빌린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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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46) 자연으로부터 잠시 빌린 삶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6.03.30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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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란 자연으로부터 잠시 빌린 것이며 죽음이란 빌린 것을 자연에 되돌려 주는 것이다.”<회남자 (무창훈)>
사람들이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일로 인생을 허비하면서도 오래살고 싶어 하는 것은 마음이 진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실한 사람은 무의미한 일로 인생을 낭비하지 않는다. 진실한 사람은 삶을 진리의 실현으로 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시간만을 삶으로 보고 의미 없는 시간을 죽음으로 본다. 오래 산다는 것은 삶을 의미 있게 하는 것이다. 빌려 사는 인생인 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아름답게 살다가 때가 되면 웃으며 돌아가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슬퍼하거나 울어야 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

“천지는 만물이 잠시 머물다가는 곳이고 세월은 대를 이어 지나가는 손님이다.”<이백>
인생이란 만물과 함께 무에서 와서 천지라는 여인숙을 빌려 잠시 쓰다가 때가 되면 원래의 자리인 무로 돌아가는 것이다. 왜 빌린 것이라 하는가? 스스로 존재하지 못하고 자연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내 것이란 나와 함께 생멸하는 것이다. 가지고 가지 못하고 두고 간다는 것은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려고 하면서 탐욕이 발생하여 거짓을 만들고 인생에 진정한 의미를 주는 진실과 진리의 길을 잃어버리게 된다. 생명의 주인인 자연이 생명을 회수해 가는 것을 죽음이라 한다. 자연이 나를 회수해 가면서 소유는 의미를 잃는다. 자연은 소유의식을 비우고 살라고 가르치는 것이다.

“일상에서 욕심내지 않고 살면 오묘한 진리를 볼 수 있다.”<노자>
“돈 지위 명예 등 세속적 욕심이 심한 자는 한울의 뜻과 인간의 도리를 이해하지 못한다.”<장자 >
“육신의 욕구를 죽여 사람 사랑의 도리를 완성한다.”<공자>
“죽어라 그리하여 이루어라! 이 신념을  터득하지 못하는 한 너는 어두운 지상을 해매는 한낱 나그네에 불과 하리라.”<괴테 (서동시집)>
“제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요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은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마태복음10장39절>
“삶을 죽이는 자는 죽지 않으며 삶을 살리는 자는 살지 못한다.” <장자>
생명에는 형체를 가진 생명과 형체를 갖지 않는 생명이 있다. 형체를 가진 생명은 유한하고 형체를 갖지 않은 생명은 무한하다. 형체를 가진 생명에는 죽음이 있지만 형체를 갖지 않은 생명에는 죽음이 없다. 삶을 죽이는 자는 죽지 않는다는 말은 욕정을 죽이면 영혼속의 보이지 않는 신에 속한 삶을 살수 있다는 말이다. 삶이 잠시 빌린 것임을 알고 죽음을 빌리기 전의 돌아감으로 생각 하게 되면 사물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사라지고 사물에 대한 욕망과 집착이 사라지면 사물의 본래의 모습이 보인다. 

집착이란 마음이 사물이나 생각에의 붙들림이다. 생각이 사물에 구속되면 편협이라는 함정에 빠지며 마음은 시야가 좁아지고 좁은 시야는 사물을 바르게 보는 시야를 잃고 어리석음을 만든다. 어리석은 사람은 한 가지 생각에 붙들리고 현명한 사람은 여러 생각을 부린다. 나의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을 만들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탐욕과 집착이 이해득실의 의식을 만들고 이해득실의 의식은 희로애락으로 마음을 출렁이게 하여 마음의 평정을 잃게 하고 평정을 잃은 마음이 재앙을 만든다.

욕심의 감정은 세속적 가치인 육안에 보이는 돈 지위 명예 등 물질적 욕망의 세계에 나를 가두고 영혼에 속한 정신은 보이지 않는 가치인 사랑 진리 도덕 등 비움에 속한 신의 세계를 욕망한다. 세속의 욕망은 자기 밖에서 보물을 찾고 영혼은 자기 안에서 보물을 찾는다. 왔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천도의 활동이다. 밖에서 온 것은 밖으로 되돌아가고 안에서 온 것은 안으로 돌아간다. 잃어버리고 도둑맞고 빼앗기는 것은 본래 나의 밖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이다. 영혼은 자기안의 보물을 찾아 갈고 닦는다. 자기안의 보물은 잃어버리거나 도둑맞지 않으며 영원한 것이다. 영혼은 자기완성이라는 보물로 타인과의 합일을 추구한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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