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10)/ 봄나물이 입맛을 돋울까? 돋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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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10)/ 봄나물이 입맛을 돋울까? 돋굴까?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6.03.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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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돋우다/돋구다, 아지랑이/아지랭이, 개구쟁이/개구장이

봄소식이 반가운 요즘이다. 기다리던 봄이 찾아왔으니 봄에 맞춰 틀리기 쉬운 표현들로 정리해봤다. 따스한 햇살, 봄노래, 창밖 만개한 개나리, 향기로운 매화가 더없이 좋고 갓 수확해 싱싱한 봄나물들이 입맛을 다시게 한다.
새콤달콤한 돌나물, 달래 무침에 구수하고 향긋한 냉이, 쑥 된장국이 절로 입맛을 ‘돋운다’가 맞을까 ‘돋군다’가 맞는 말일까? 정답은 ‘절로 입맛을 돋운다’ 이다.
‘돋우다/돋구다’ 이 두 표현은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으면서,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돋우다’는 ‘돋다’의 시킴동사로서 ‘감정이나 기색 등이 생겨나게 하다’와 ‘입맛이 당기게 하다’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화를 돋우다, 흥을 돋우다, 호기심을 돋우다, 입맛을 돋우다’와 같이 사용된다.
반변, ‘돋구다’는 ‘안경의 도수 따위를 높이다’라는 뜻으로 결과적으로 안경 도수 이외에는 ‘돋우다’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시력검사 결과 안경 도수를 더 돋구어야겠다’ 등의 제한된 표현을 할 때만 쓸 수 있다.
봄이면 이런 표현도 흔히 쓰게 된다. 따뜻한 봄 햇살에 ‘아지랑이/아지랭이’가 피어오른다. 혼동하기 쉽지만 ‘아지랭이’는 원래 없는 말이다. 당연히 ‘아지랑이’가 맞는 표현이다.
그렇다면 ‘개구쟁이/개구장이’는 어떨까? 정답은 ‘개구쟁이’다. ‘-쟁이’는 사람의 성질이나 특성, 행동, 직업 등을 나타내는 말 뒤에 붙어 그러한 특성을 가진 사람의 뜻과 얕잡는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든다. 예를 들어 멋쟁이, 겁쟁이, 고집쟁이, 떼쟁이, 무식쟁이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해 참고로 곤충 소금쟁이, 민물고기인 기름쟁이 등도 같은 범주로 이해해도 좋겠다.
반면 ‘-장이’는 말 뒤에 붙어 ‘그것과 관련된 수공업적인 기술을 가진 사람’의 뜻을 더하여 명사를 만드는 말이다. 조금 생소하지만 칠장이, 미장이, 옹기장이, 간판장이 등의 표현에 쓰인다.
얼마 전 한 유명정치인이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봄같이 않다)이라며 근심어린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것을 보면서 왠지 참 딱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우리 독자들은 평범한 삶 그리고 소소한 즐거움 속에서 여유롭고 풍요로운 봄을 맞길 바란다.
이번 주말 아이 손잡고 가족과 함께 봄이 가득한 들판에 나가 봄나물을 캐보는 것은 어떨까? 봄나물에는 불청객 춘곤증을 물리칠 수 있는 영양소가 가득 들어있다고 한다. 입맛 돋우는 봄나물 가득한 밥상, 생각만으로도 힘이 솟고 건강해지는 느낌에 벌써부터 주말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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