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연재에서 미네랄의 보고인 바닷물의 효능과 활용법에 대해 소개하였는데, 이에 못지않게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면서, 질소를 비롯한 다양한 영양물질을 듬뿍 함유하고 있는 것이 청초액비와 동자액이다. 물론 바닷물처럼 이것도 최소의 비용으로 만들 수 있고 그 재료도 우리 주위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바닷물은 다양한 미량원소를 함유하고 있지만 작물 생육에 중요한 질소나 인산성분은 극소량에 불과하다. 그 대신 비료의 3대 요소 중 하나인 칼륨을 비롯하여 칼슘, 마그네슘 등이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질소 과비인 작물에 엽면시비를 하면 도장을 억제하면서 수확량을 늘려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금년에 바닷물을 4~5회 뿌려준 경남 고성의 한 친환경단지는 전국적인 흉년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나락소출이 더 늘어났다고 한다.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연약해진 나락을 튼튼히 해주면서 영양성장과 생식성장의 균형을 바닷물이 적절히 조절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질소질 과다로 도장한 작물에는 짐승뼈를 현미식초에 녹인 인산칼슘을 많이 사용하는데 간편하게 바닷물을 몇 차례 뿌려주는 것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올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효과가 좋은 바닷물도 앞서 지적했듯이 질소, 인산 등 영양생장에 필요한 성분은 극소량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상적인 작물생육에 필요한 영양분을 적절히 공급할 수 있는 영양제가 필요하고 그 답이 바로 청초액비이다.
그럼 청초액비 제조법을 알아보자. 30말 들이 고무통에 비료와 농약이 닿지 않은 산야초를 베어다가 듬성듬성 썰어서 20말 정도 눌러서 채운다. 여기에 산 속에서 채취한 부엽토(토착미생물) 1kg과 설탕 3kg을 물과 함께 잘 섞어서 넣어주고 내용물이 자작해질 정도로 물을 붓는다. 그 위에 넙적한 돌을 몇 개 얹어서 눌러주고 비닐을 씌운 뒤 고무줄로 묶는다. 비닐에 바늘로 구멍을 2~3곳 뚫고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둔다. 한여름에는 뚜껑을 덮어주고 다음 해부터 개봉하여 300~500배로 희석하여 관주용이나 엽면시비용으로 활용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청초액비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영양제에 비해 그 효과가 절대 뒤지지 않는다. 풀만 먹는 코끼리나 하마가 육식동물인 사자보다 큰 것처럼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은 산야초에서 추출한 액비로도 충족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청초액비로도 2% 부족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시설하우스처럼 자연과 인공적으로 분리된 토양은 더 그렇다. 이런 경우에는 동자액(同子液)을 만들어보자. 동자액은 말 그대로 같은 몸으로 만든 액비이다. 작물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은 작물마다 차별성이 있기 때문에 고추는 고추, 딸기는 딸기 식으로 해당 작물의 열매와 잔가지 등을 청초액비와 동일한 방식으로 만든 것이다. 이 동자액을 맞춤영양제라고도 하는데 해당 작목에게는 최상의 액비임에 틀림이 없다.
최근에는 위에서 소개한 바닷물과 청초액비 그리고 동자액을 통합한 방식의 종합미네랄 영양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즉 산야초에 해당 작물의 부산물을 섞고 물과 함께 바닷물을 30% 정도 넣어서 위에 설명한 영양제의 효과를 함께 얻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고무통 안에 다양한 돌을 넣어 미네랄 효과를 늘리고 고무통 아래쪽에 배출시설을 하여 간편하게 필요한 양의 액비를 덜어낼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이상 최소의 비용으로 최상의 액비를 자가제조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동네 마실방에서 놀다가도 오줌은 집에 와서 누었다는 거름 욕심 많았던 우리 선조들처럼 영양제에 대한 욕심을 내어봤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