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한 ‘갑질’ 덮을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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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연한 ‘갑질’ 덮을 일 아니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06.29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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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라고 해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2016-06-15 보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결혼하라고 지시해 “감히 안 됩니다’라고 말할 수 없어 결혼했다는 임우재 씨는 “삼성에서 장인어른의 말씀은 헌법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회장이 “유학을 가라”고 해서 영어를 한마디도 못한 상태로 미국 유학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아들을 만나면 “내 아들이기 전에 직장 상사(이부진 사장)의 아들이라 어려웠다”고 말한다. 부인이 이혼소송을 시작했는데 1심 재판부(수원지법 성남지원)는 부인의 손을 들어줬다. 임 고문은 항소했다.

“배차일지 보세요, 컵라면 먹을 시간도 없어요”
(2016-06-27 보도)
서울 금천동 마을버스 기사 30여명 중 10명이 ‘준법투쟁’에 나섰다. ‘안전운행을 위해 배차 간격을 늘리고 증차해야 한다’며 “사발면이라도 먹게 해달라”는 투쟁구호를 내걸었다. “평소 같으면 화장실도 못 가고 바로 종점을 출발해야 할 테지만, 투쟁 중이니까 컵라면이라도 먹”는 사이에도 비조합원들이 모는 버스는 쉴 새 없이 종점을 드나들었다. 버스회사는 준법투쟁에 동참한 10명 중 4명에게 “65살이 넘었다”는 이유를 들어 이달 말로 해고 예고를 통보했다.

‘그 젊은 검사는 무엇을 알리고 싶었을까’
 (2016-06-27 보도)
한 검사(33)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유서에는 업무에 대한 중압감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2년차 검사의 죽음이 엄무 강도만일까. 검찰 안팎에선 ‘검사동일체 원칙’에서 비롯된 비뚤어진 상명하복 문화를 지목한다. 실제로 장례를 마친 유족들이 탄원서를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인적 문제로 치부됐던 검사의 죽음은 상관의 언어폭력에 의해 희생된 사건으로 비화하고 있다. 상관의 괴롭힘이 원인으로 추정되는 일선 검사의 자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요 며칠 사이 ‘갑질’과 관련해 보도된 기사들이다. 재벌 회장의 무소불위 권력이야 다 아는 일이지만 마을버스 기사의 ‘준법운행’ 투쟁에는 놀라고 안타깝다. 다리가 불편한 승객이 차에 올라 자리에 앉을 새도 없이 출발해야 하고, 교통신호에 걸릴 때마다 정지선 절반쯤에 차를 걸쳐 세웠다가 신호가 바뀌면 잽싸게 가속페달을 밟아도 담배 한 대 피울 시간이 없고, 배차 간격을 맞추다 보면 점심식사 시간은 길어야 15분 정도라서 고쳐달라니 해고로 맞서는 현실이 부끄럽다.

최근 검사의 자진과 관련해서 “검찰 조직의 특성상 ‘검사동일체 원칙’을 무작정 탓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영역에까지 뻗친 왜곡된 상명하복 문화는 옳지 않다. 검사뿐 아니라 ‘지도’한다는 명목 아래 인간적 모멸감을 주는 직장 간부들은 적지 않다. 실제로 이런 행태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가 아직은 대세다. 대게 ‘후배에 대한 선배의 교육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상관의 지시가 아무리 부당해도 이의를 제기하거나 저항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16년차 한 여성검사는 “문제 간부들의 행동에 힘겨워하는 후배들에게 들이받으라고 권하면서도 꼭 한 마디 덧붙인다. ‘그런데 너도 다칠 각오하라’고.”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면 상관의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꼬집은 것이다. 각기 기소권을 가진 검사가 이럴진대 일선 직장에서는 어떨까.

우리 지역에서도 한 면장이 ‘자신의 일에 소속 직원을 동원’한 사실을 놓고 “그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대세다. 대다수가 짐작할 만큼 그 동안의 행태가 바르지 않다는 증거다. 더구나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표가 본청 간부를 만나 건의했는데 진상을 파악하고 시정하기 보다는 덮으려고 한다고 전해진다.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 공직사회 ‘상명하복’이라는 미명으로 감싸지고 ‘갑질’해도 출세하는 조직에서 정의ㆍ청렴ㆍ희망을 기대할 수 없다. 공직사회가 바로 서야 지역 발전이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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