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25일, 노인 기초연금 받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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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25일, 노인 기초연금 받는 날
  • 고윤석 향우기자
  • 승인 2016.07.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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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과학시간에 배운 것처럼,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1년 동안 달은 지구 주위를 12번 돌기 때문에 ‘1년은 12달’이고, 지구가 하루에 1바퀴 돌며 1년 동안 365바퀴를 돌기 때문에 ‘1년은 365일’이라는 만고불변의 이치대로 우리들은 살고 있다.
그 1년 동안 열두 번 돌아오는 매월 25일은 각 가정마다 식구별로 천차만별의 희로애락을 맛보는 날이다. ‘25일이 무슨 날이냐?’고 물으면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게 대답하겠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월급날’이라고 답한다.
“가불하는 재미로 출근하다가 월급날은 남몰래 쓸쓸해진다. 외상술을 마시면서 큰 소리치고 월급날은 나 혼자서 가슴을 친다. 요리조리 빼앗기면 남는 건 남는 건 빈 봉투 어떡하면 집 사람을 위로해 줄까” 50여년전 가수 최희준 씨가 부른 <월급봉투>의 노래 가사다. 그 시절 직장인들이 누런 월급봉투를 받아들고 외상값을 갚으러 술집에 갔다가 또 다시 외상을 지는 상황과 아내 몰래 비상금을 마련하느라 거짓 변명을 만들기 일쑤였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누런 월급봉투에 담긴 현찰이 아니고 통장으로 입금되는 추억 없는 ‘월급날’이 되어버렸다. 집집마다 각종 공과금을 내기위해 납부고지서를 챙기고, 용돈을 기다리던 자녀들의 언행이 어느 때보다 더 공손했던 월급날을 손꼽아 기다렸던 추억만은 못하지만 25일은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날이기도 하다.
오는 7월 25일은 기초연금 시행 2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후보는 노인들에게 기초연금 20만원씩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박근혜 후보는 문재인 후보보다 108만 표를 더 얻어 승리했다. 600만명 노인들에 대한 기초연금 공약이 당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9월 국가 재정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만65세 이상 하위소득 70%의 노인들에게 우선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수정 발표하고, 미지급 30%에 대해서는 임기 말까지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비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70% 노인 중 기초생활수급자 노인 40만명이 제외된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다. 보건복지부는 기초연금 시행을 앞두고 기초생활수급자에게 기초연금을 지급하는 것은 이중급여로 중복 복지이므로 생계급여를 삭감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규정했다. 박근혜 후보의 공약과는 달리 가장 생활이 어려운 기초생활 수급 노인 40만 명에게 매달 25일 기초연금 20여만원을 지급하지만 곧바로 다음 달 소득에 포함돼 생계급여에서 차감되어 사실상 기초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는 그야말로 “줬다 뺏는”, “받았다가 뺏기는” 황당한 기초연금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662만 40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소득과 재산 조사를 통해 산정한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하위 70%가 기초연금(월 20만4010원)을 받고 있다. 기초연금은 보건의료비(44.2%), 식비(30.2%), 주거관련비(15.8%), 기타(9.8%)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인구의 7%인 고령화 사회로 지난 2000년에 이미 진입했다. 내년이면 유엔(UN)에서 정의한 고령사회(14%)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17년 만에 고령사회가 되고 있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졸속한 복지정책이 하루 빨리 바뀌어, 가난해서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어르신들이 매월 25일, 두둑한 통장을 받아 들고 환하게 웃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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