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청 예산의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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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군청 예산의 모순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6.08.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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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성현마을에 살고 있는데 작은 고민이 하나 있어서요. 저희 집에서 읍내까지 걸어서는 30~40분정도 걸리고 택시로는 5000원 좀 넘게 나오는 거리인데 제가 다행히 걷는 걸 좋아해 운동 삼아 잘 걸어 다녔는데 요즘은 폭염이라 그런지 너무 힘들더라구요. 운동도 좋지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걸어 다니는게 무리가 되더라구요. 아빠가 차 하나를 갖고 계시긴 하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서 저도 동생도 각자 걸어 다녔거든요. 그렇다고 매일 택시를 타고 다니게는 부담이 되구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지난달 29일 순창읍 성현마을의 한 주민이 ‘군수에게 바란다’ 게시판에 남긴 글이다. 군 담당부서에서는 이 게시글의 답변에도 적었듯 “마을택시 혜택을 주고 싶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현재로써는 방법이 없다”였다. 하지만 취재 후 군에서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분명 마을택시가 운행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담당부서의 “해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어 안타깝다”는 말의 진심을 의심하고 싶지도 않고 취재하면서 느낀 바로도 일부러 해주지 않는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성현마을을 (마을택시)해주게 되면 다른 곳의 비슷한 사정의 자연부락들도 모두 해줘야 하기 때문에 예산이 막대하게 든다”는 말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힘들다.
‘대중교통 소외지역 주민 교통복지 증진에 관한 조례’의 목적은 굳이 이 조례의 제1조 목적을 보지 않더라도 조례의 이름에 그대로 나타난다. 성현마을이나 비슷한 상황의 마을들이 이 조례에 따라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어떤 마을이 이 혜택을 봐야 하는지 의문이다.
예산 문제라고 한다면 이런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복지에 관한 예산은 “막대한 예산”이라고 표현하면서 조성에만 수십억에서 수백억이라는 누가 보더라도 “막대한 예산”을 들여 결국 위탁으로 내주며 큰 효과도 보지 못하는 사업과 비교해 보면 한숨만 나온다.
군은 예산 3000억 시대를 강조하며 수십 수백억 사업은 눈 하나 꿈쩍 않고 시행하면서도 성현마을이나 비슷한 상황의 마을 모두에 마을택시를 운행하더라도 수억원이면 가능한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이 부족하다고 혀를 내두른다. 더구나 군은 최근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130억여원을 추가로 편성했다. 이 추가된 예산 가운데 과연 성현마을의 교통편의 문제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예산은 얼마나 될까.
성현마을 주민의 민원은 정치적이지도 않고, 개인의 과도한 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순창 주민이라면,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대중교통으로부터 소외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다. 이런 기본적인 주민의 불편에 방법이 있으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행정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것인가.
군의 지난해 순세계 잉여금은 300억원이 넘는다. 예산을 세우고 사용하지 않은 금액이 300억원이라는 것이다. 이는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재정을 건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군의 재정운용이 원만하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다. 계획을 세우고 사용하지 않은 돈은 300억원이 넘는데 마을택시 추가에 따른 예산이 부족하다거나 막대해 부담이 된다는 군의 인식이 억지스럽고 믿음이 가지 않는다. 순창군의 모순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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