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20)/ “한창 활동할 20대엔 한참을 일해도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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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20)/ “한창 활동할 20대엔 한참을 일해도 거뜬”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6.08.2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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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한참 클 때인데 골고루 많이 먹어야지!”, “지금쯤 한참 수영장이 붐빌 시간이니까 이따가 가는 게 좋겠어!”, “지금은 한참 고속도로가 막힐 시간이니까 국도로 우회하는 건 어때?” 결론적으로 예문 모두다 ‘한참’ 대신 ‘한창’으로 고쳐 써야 맞다.  
‘한참 클 나이’, ‘한참 수영장이 붐빌 시간’, ‘한참 고속도로가 막힐 시간’과 같이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한참’을 ‘한창’으로 바꾸어야 한다. 어떤 일이 가장 활기 있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때 또는 어떤 상태가 가장 무르익은 때를 가리키는 말은 ‘한창’이다.
“한창 이야기가 재미있을 때 일어나려니 아쉽네”, “벼가 한창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처럼 부사로 쓰이기도 하고, 명사로 사용하기도 한다. 명사 ‘한창’은 주로 ‘한창이다’ 꼴로 많이 쓰인다.
“과수 농가에선 추석을 앞두고 포도, 사과 수확이 한창이다”처럼 제철을 맞아 채소ㆍ과일 등이 풍성할 때나 “진달래꽃이 한창인 봄날에 흐드러진 그 꽃잎을 얹어 화전을 부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선하다”와 같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꽃·나무 따위가 무성할 때는 ‘한창’을 써서 표현해야 된다. “부엌에선 추석음식 준비가 한창이다”처럼 어떤 일이 활발하게 진행 중일 때도 마찬가지다. ‘한참’은 시간이 상당히 지나는 동안이란 뜻으로 “아버지는 한참이나 말이 없었다”, “휴게소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다”, “할머니는 한참 더울 때 밭에서 일을 하신다”와 같이 사용한다.
‘한창’이 무엇이 가장 활기차고 왕성하게 일어나는 현재진행형의 시간을 뜻한다면 ‘한참’은 시간의 흐름이나 경과를 이르는 양적 시간의 개념이다. “한창 활동할 20대엔 한참을 일해도 지칠 줄 몰랐다”처럼 두 단어는 구별해 써야 한다.
‘한참’의 유래를 알아 두면 좀 더 구분하기가 쉽다. ‘한참’은 두 역참(驛站) 사이의 거리를 이르는 말로도 사용하는데, 여기서 ‘시간이 꽤 지나는 동안’이라는 의미가 생겨났다고 추정한다. 역참은 공무를 수행하는 이에게 말과 숙식을 제공하던 곳으로, 이 역참과 역참 사이를 오가는 데 긴 시간이 소요된 데서 이러한 뜻으로 쓰이게 됐다는 것이다.
또 ‘몰아서 한 차례에’라는 뜻을 가진 ‘한꺼번에’로 써야 할 상황에서 간혹 ‘한참에’로 쓰는 경우가 있다. 전국적으로 방언에서 나타나는데, ‘한참에’로 표현하는 것은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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