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지진 공포에 대처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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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지진 공포에 대처하는 법
  • 이담비 기자
  • 승인 2016.10.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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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북 경주시에서 관측 이래 최대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어 작은 여진들이 계속됐고 일주일 뒤에는 규모 4.5의 강한 여진이 발생했다. 본진에 비하면 다소 약한 강도였지만 전국 각지에서 느껴질 정도로 강력했다.
기상청은 경주 본진이 발생한 후 ‘작은 여진만 3~4일 동안 지속하다가 멈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여진이 이어지자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강한 여진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슬쩍 말을 바꿨다. 하지만 기상청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 강한 여진이 찾아온 것은 물론 작은 여진 역시 한 주간 400여 차례가 지속됐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나마 내년부터 새로 짓는 건축물에 대한 내진설계 의무 대상을 3층에서 2층 이상으로 확대하고 기존 건물도 내진 보강 장려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문제는 기존 건축물을 보강하고 손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점이다. 오래된 저층 건축물뿐만 아니라 지진발생시 대피시설로 쓰일 전국 학교시설물 10곳 중 8곳이 법적 내진성능에 미달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하다. 내진설계를 비교적 잘 적용하고 있는 고층 건물이나 공공 건축물 이외 전국에서 우후죽순 지어지는 저층 민간 건축물의 안전에 대해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
지진 발생 장소와 시기를 예측할 만한 과학적 기술을 갖추지 못했고 건축물 안전도 믿을 수 없다. 즉각적인 경보 시스템도 부랴부랴 마련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지진과 그로 인한 재난에 대한 경험이 없는 국민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존가방’을 꾸리는 등 각자 살아가기 위한 방법 마련에 나섰다. 지진 발생이 잦은 일본의 대처 안내 책자를 참고해 물과 비상식량, 손전등, 옷, 라디오, 헬멧 등을 미리 챙겨두는 것. 재난이 닥치면 즉각 행동할 수 있도록 요령을 익혀두고 구조에 의지하기보다는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게 피해를 최소화하는 현실적인 방안이다. 그동안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아파트 입구나 건축물 안내표지판에 나오는 건물 내력벽 구조도 익혀둘 필요가 있다. 내력벽은 1980년대 지진 등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한 방법으로 건물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밖으로 신속히 대피하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이 충격에 무너진다면 내력벽 옆모서리 공간으로 대피하는 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 집에서 가까운 곳에 안전하게 대피가 가능한 관공서나 공터 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미리 동선을 점검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무수한 지진을 경험하면서 쌓은 일본의 전문지식을 빠른 시간 내 우리에 맞게 받아들이는 방법도 필요하다. ‘지진희 알림’이라는 지진 알림 어플도 등장했다. 한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에 분당 20개 이상의 지진 관련 글이 올라오면 즉시 알림을 보내는 방법이다. 실제 이 어플은 지난달 21일 규모 3.5의 경주 여진 발생 시 채 1분이되기 전에 알림이 울리고 기상청보다는 3분 먼저 경고해 화제를 모았다.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발 빠르고 정확한 상황 대처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진에 대한 불안을 이기는 길은 결국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요령을 익히고 준비하는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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