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마우불상급/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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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마우불상급/ 너무 멀리 떨어져 있으면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6.10.1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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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풍 風 말 마 馬 소 우 牛 아니 불 不 서로 상 相 미칠 급 及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39

《춘추좌전(春秋左傳)》에 나오는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춘추(春秋, BC770-BC476)시대 제(齊)나라 환공(桓公)은 춘추오패(春秋五覇)중 한 사람으로 주변의 작은 나라들이 그에게 의지하였다. 그러나 멀리 남쪽에 떨어져 있던 초(楚)나라는 세력이 비교적 강하여 환공의 말을 거역하는 일이 가끔 발생하고 공물을 제때 바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어느 날 제 환공이 애첩 채희와 더불어 뱃놀이를 갔다. 채희는 물이 많은 곳에서 성장하여 물을 무서워하지 않았으므로 배를 흔들어 환공을 놀렸다. 겁에 질린 환공이 얼굴빛이 변하여 흔들지 말라고 하였지만, 채희는 천하를 호령하는 환공의 이런 모습이 재미있었던지 계속 배를 흔들며 장난을 쳤다. 이에 화가 난 환공이 채희를 고향인 채(蔡)나라로 쫓아 버렸다. 그런데 채나라는 겁도 없이 그녀를 다른 곳으로 개가시켜 버렸다. 이리하여 화가 난 환공이 적당한 트집을 잡아 채나라를 칠 준비를 하게 되었다.  
마침내 환공이 노(魯)나라 등 주변 여덟 나라의 군대를 모이게 하여 채나라를 쳐 쉽게 정복하였다. 이어서 여세를 몰아 남쪽으로 내려가 초나라도 마저 치라고 명령하였다. 이때 초나라 성왕(成王)이 급히 사신을 보내 환공을 설득하였다. “제나라는 북방에 있고 우리 초나라는 남방에 있어 마치 발정 난 암말이나 소처럼 짝을 찾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어 전혀 싸울 이유가 없는데, 북쪽 그 먼 곳에 있는 제나라가 이곳까지 군대를 보내어 우리를 치겠다는 것은 타당치 않다고 봅니다. 도대체 그 이유가 뭣입니까? 적정한 선에서 화해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제나라 신하들이 듣고 틀린 말이 아닌지라 뭐라고 답변할 말이 없게 되었다. 사실 초나라는 제나라의 군대가 강하여 싸움을 벌이게 되면 큰 타격을 받을 것 같아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고, 또 제 나라는 초나라가 환공을 패주(覇主)로 인정하여 체면만 세워주면 굳이 초나라를 칠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계속되는 전쟁으로 군대가 다소 피로하여 명분만 있으면 돌아갈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라, 결국 초나라가 공물을 제때 보내겠다고 약속하며 제나라의 체면을 세워주니 양국은 화해를 하고 제나라 군사들은 본국으로 돌아갔다.
‘암내 난 말과 소라도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만나지 못하다’는 이 성어는 훗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 관계가 없다. 서로 조금도 관계가 없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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