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류’보다 ‘순창고추장’이 친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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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류’보다 ‘순창고추장’이 친근하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10.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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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에서 진행된 제11회 순창장류축제장에 4일 내내 구름인파가 몰리면서 최우수축제로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또한 ‘자연의 맛 그대로, 순창의 맛 세계로’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이번 장류축제는 전통장류와 소스를 주제로 맛보고 즐길 수 있는 70여 가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돼 향토자원을 활용한 산업화 축제의 대표적 모델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11회 장류축제를 마친 순창군의 보도(홍보)문서 첫 단락이다. 군은 이어 올해 축제의 성공요인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한 가족형 축제, 외국인ㆍ관광객 참여형 축제, 젊은 관광객을 유도한 다양한 행사ㆍ전시형 축제, 우수한 지역 농특산물을 공급한 축제 등을 꼽았다. 또 이번 축제의 장점(관광명물)으로 구간(셔틀)무료택시와 축제장내에서 운행한 관광전용전기차를 들었다.

실제로 이번 축제에는 다양한 경연ㆍ공연ㆍ전시ㆍ참여ㆍ체험 행사와 고추장ㆍ된장 등을 활용한 먹을거리도 풍부했다. 또 지역주민들이 읍ㆍ면별 천막에 모여 앉아 친목하며 화합을 다지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장류축제장이 군민이 마음 편하게 즐기는 공간이 되고, 나아가 순창 고추장과 특산물 등을 세계에 알리는 최우수 축제로 도약해야 한다는 민ㆍ관의 기대와 포부가 여기저기에 담겨 있었다.

순창장류축제는 순창청년회의소가 주관해 격년으로 열리던 ‘순창고추장아가씨 선발대회’와 2004년 순창 출신 인사의 주선으로 서울신문사의 지원을 받아 개최한 ‘순창고추장축제’가 기원이다. 그 후 2006년 민선 두 번째 군수가 ‘순창장류축제’로 명칭을 바꿔 올해 11회째다.

고추장(-醬)은 “고춧가루를 주원료로 하여 찹쌀과 메주 등을 섞어 만드는 한국의 전통음식이다. 된장ㆍ간장과 함께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양념 중 하나로, 한국 요리에서 고추장의 쓰임새는 매우 다양하다. 담글 때 마늘, 무, 더덕, 도라지, 매실 등을 박아 넣어 장아찌를 만들기도 한다. 고추장은 섬진강에 인접한 전라북도 순창군이 유명하다”고 한 백과사전에 적혀있다. 조선시대 어의 이시필(1657년∼1724년)이 쓴 <소문사설>과 1740년 영조 때 이표가 쓴 <수문사설>에 ‘순창고추장 제조법’이 기록돼 있다고 한다.

장류(醬類)는 표준국어사전에는 없고 경기도 포천시의 향토문화대전 정도에 기술돼 있는데 “경기도 포천시 일대에서 생산되는 간장, 고추장, 된장 등 콩으로 만든 발효 식품”이라며 <삼국사기>, <고려사>, <구황촬요>, <동의보감>, <산림경제>, <규합총서> 등에 ‘장 담그는 법’이 적혀있다고 소개하고 “장은 삼국 시대 이후 최근까지 제조법이 전수되어 왔으며, 방법 또한 지역과 각 가정의 비법을 통해 이어져 내려오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용어 설명과 순창장류축제의 내용을 들여다봐도, 모든 장을 아우르는 ‘장류’보다는 ‘고추장’ 위주다. 또한 ‘순창’과 ‘고추장’이 합한 명칭은 국가를 넘어 세계에 알려졌다. 순창이 고추장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진상품 구전을 홍보한 것이 한몫을 했다. 그리고 행정의 지원으로 ‘순창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을 조성하고 전해 내려온 명성과 전통적 비법을 이어온 민관의 노력이 더한 결과다.

3년 동안 우수축제였던 순창장류축제는 올해 축제를 마치고 ‘최우수축제’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축제에 들인 거의 모든 비용이 국비 및 자치단체 예산이다. 따라서 지역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 축제를 통한 ‘장류’ 아닌, 지역 주민의 입에 익은 ‘순창전통고추장’이 얼마나 어디까지 알려지는지 점검해봐야 한다. 과도한 욕심을 부리기보다 꼭 알리고 살려야 할 전략을 선택해야 한다.

‘순창고추장’은 지역과 지역 주민이 만든 전통식품을 알리는 가장 탁월한 무기다. 지역명을 붙여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킨 사례는 많다. ‘장류’보다 ‘고추장’이 친근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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