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책(151) 맺고 푸는 자기만의 멋이 있어야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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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책(151) 맺고 푸는 자기만의 멋이 있어야 춤이다
  • 이완준 문지기쇠
  • 승인 2016.10.2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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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읽은책
글 : 이완준 풍물패 순창굿어울마당 문지기쇠
정병호 글 「한국의 전통춤」

장류축제의 마지막 날은 읍 면 별 농악경연대회가 있던 날이다. 부들상모의 꼭지에 있는 나무 진자가 빡빡해서 안 돌아 갈만큼 왼 종일 비를 뿌렸다. 호남의 전설적인 상쇠 전판이 선생을 같은 계보로 삼는 임실필봉농악과 남원농악이 번갈아가며 연주되었다. ‘농악은 술이 아니라 예술’이라며 연주전에는 술의 자제를 단원들께 부탁하지만, 잡색(대포수, 양반, 광대,  무동, 농구, 화동, 할매, 조리중, 각시, 창부 등) 들께는 한두 잔의 술도 예외를 둔다. 화려하고 끊임없이 농악의 춤판을 일구려면 약간의 술이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우리 전통춤은 무속의 춤, 불교의 춤, 유교춤, 장례춤, 농악춤, 탈춤, 소리춤, 허튼춤, 모방춤, 교방춤, 궁중춤 등 376종류에 이른다고 한다. 저자는 작고하기 전까지 30여 년간에 걸쳐 우리의 민속예술과 춤을 발굴하여 이론적 체계를 정립한 1세대 무용 학자였다.
한국의 춤은 단군신화에 나타난 천지인의 우주관을 기초로 농경적 성격의 제천의식에서 비롯된 신을 섬기는 춤이 그 원류라고 말한다. 우리의 춤은 누구의 춤을 그대로 추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멋이 들어간 전승개념의 춤이었다. 서양의 춤처럼 외형으로 나타나는 아름다운 동작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느껴지는 내적인 미를 중요시 하였고, 자연적인 것을 좋아해서 너무 규칙적이고 기계적인 기교를 싫어했다. 극과 극을 전향하면서 하나로 일체가 되는 음양을 조절하는 춤이라고 덧붙인다.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국악 연주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면 관객이 흥이 나는 대로 어깨춤이나 보릿대춤, 거드름춤, 절굿대춤 등 허튼춤을 추어도 오히려 좋은 것이 우리국악의 흥겨운 공연마당이다.
한국춤의 기본적인 동작은 불상에서 볼 수 있는 손 모양으로 엄지는 자연스럽게 펴고 인지는 쭉 펴며 나머지 손가락은 구부리는 것이 한국의 기본적인 손의 자세였다. 양손을 약간 벌리거나 옆으로 펴는 자세에서 손바닥을 엎었다 뒤집었다하는 손목춤, 장단과 장단 사이에서 동작을 조절하는 엇박춤, 가장 보편화된 어깨춤, 발을 정(丁)자나 팔(八)자로 벌려 내딛되 무릎은 약간 굽히는 비정비팔의 자세, 수족상응으로 오른손과 오른 발, 왼손과 왼발을 동시에 움직여서 추되 수족상반의 춤과 융합하여 추는 것 등이 한국춤의 요령이었다.
삼박자 음악인 우리 춤의 표현 형식은 느린 장단은 끈끈하게 늘려 주다가 어느 순간에 조이고 맺어준 다음 다시 풀어주는 것이 특징으로, 호흡으로 표현하며 맺었다 얼렀다 푸는 동작의 움직임으로 변화를 주었다. 춤이 장단보다 좀 빨리나가거나, 갈 듯 말 듯, 또는 늦게 나가며 다양한 공간미를 창조한다. 정속에 동이 있고 동속에 정이 있으며, 춤의 동작 선은 길이에 따라 직선의 감정은 예리하고 엄격한데 반하여, 곡선은 부드럽고 무한하며 따뜻함을 표현 하였다.
“한국의 멋있는 춤은 춤사위가 계속 이어지고 흐르는 동안 자연스럽게 밀고, 당기고, 맺어지고, 풀어지는 내면적 감정과 동작을 어떻게 맺고 풀어주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했다.
특히 농악은 조선 전기에는 신악적 성격으로,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때는 군악적 성격을, 우리 호남지방에서 농악이 더욱 발달한 이유는 이 지역에 농사가 발달하여 두레들의 농악이 생활화된 데 못지않게, 동학계의 재래종교인 정읍의 ‘동천자교’와 김제의 ‘강증교’에서 농악을 교서에 올리고 각지의 농악인 들을 불러들이는 등 포교의 수단으로 이용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국악한마당을 만나면 어깨를 들썩이며 허튼춤이라도 한 번 춰보자. 얼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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