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보다 탄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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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보다 탄핵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6.10.2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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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중 사생활과 얽혀 약점이 많고 비리를 더 큰 비리로, 그 비리를 또 커다란 비리로 덮으면서 3년 반을 버텨오다 보니 이제는 전쟁 말고는 더 덮을 것이 없기 때문에, 미국에 매달려봤지만 전쟁도 쉽지 않고 내키지 않는 개헌을 들고 나온 것이지요. 급하긴 급했던 모양이지만 얼마 못가서 흐지부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인터넷 게시판에 개헌론에 관한 글이 올라오자 어느 누리꾼은 이렇게 댓글을 적었다. 이 글은 최근의 상황을 압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개헌론이 나온 시점은 한국의 한국 내 전략무기 상시배치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직후다. 전략무기 상시배치는 북의 입장에서 실질적 위협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해온 저강도전쟁이 고강도전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이는 북미전면전, 곧 3차 세계대전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시리아에서 죽 쓰고 있는 미국이 수용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이 일은 박근혜가 미국에게 버림받았다고 확신할만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올해는 비리 공화국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뉴스에는 연일 비리소식으로 덮였는데 이를 무마할 만한 좋은 카드가 ‘북한’과 ‘연예인’이었다. 일단 파급력이 크고 아무리 엉뚱해도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북한 관련 뉴스는 사실여부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롭기도 했다. 게다가 안보를 빌미로 상당한 돈을 챙길 수 있었으니 방산비리다.
공중파 방송만큼은 침묵했다. 농민을 외면하고 비리에는 눈 감았다. 이른바 사회 주류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주류들도 최순실이 꼭지점이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눈귀로 확인하고도 친구 운운하며 감싸기 바쁜 정치인도 있으니 이정현이다.
최순실은 외교, 안보, 경제, 인사 등 국정운영 전반을 농락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국정농단 사태이고 청와대 문건유출을 국기문란이라고 했던 박근혜 스스로 국기를 문란시킨 사건이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의 말을 조금 틀어보자면 봉건시대만도 못한 국가가 돼버렸다. 최순실은 기밀사항을 아주 쉽게 확인했던 것 같다. 그걸 넘겨준 사람은 박근혜이거나 박근혜의 지시나 승인을 받은 최측근으로 압축된다. 결국 박근혜 스스로 대통령을 포기한 셈이다. 지금껏 기자하면서 기자회견을 녹화로 한다는 얘기는 처음 듣는다. 제대로 된 사과도 아니었다. 지금까지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해온 그가 다른 사람 탓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한 탓일까?
최순실 컴퓨터 속 내용이 만천하에 공개된 다음날 오후 7시, 네이버와 다음 검색어 1위는 모두 ‘탄핵’이었다. 2, 3위가 ‘박근혜’, ‘박근혜 탄핵’이었고 ‘하야’가 4위였다. 박근혜를 탄핵해야 하거나 탄핵할 수 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정치권에서는 탄핵을 얘기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법적 사실관계 확인이 끝나지 않은데다 탄핵의 역풍을 맞았던 기억이 깊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자성이 있다면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기를 기다리기보다 심판대에 서도록 탄핵소추안을 올리는 것이 마땅하다. 국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국민을 무시하는 대통령을 심판해야 한다며 탄핵을 주장해왔다. 개헌은 물 건너갔다. 대통령이 떨어뜨린 국격, 이제는 국민들이 일으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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