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60) 신념과 토론
상태바
밤재(160) 신념과 토론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6.10.26 15: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과 귀가 외부의 사물을 수용하고 내면의 정신이 이를 걸러내고 소화하면서 생각이 형성된다. 육안의 눈과 귀로만 보고 듣는 사람은 사물의 속을 모르기 때문에 정신의 눈으로 사물의 내면을 보는 사람의 식견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정신의 이목이 총명하고 건강한 사람은 지적 편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외부의 사물에 흔들리지 않지만 내공이 허술하여 눈과 귀의 편식을 수용하게 되면 생각은 편견을 갖게 된다. 토론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 식견이 넓고 도량이 크며 덕성이 훌륭한 사람은 처음부터 끝까지 여유가 있고 상대의 견해를 존중해주며 이견을 말할 때는 상대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도록 배려한다. 자기안의 좁은 세계에 갇혀있는 사람일수록 감정적이며 승부의식이 강하다.
토론이란 이성으로 도리를 규명하는 것인데 감정을 끌어들이는 것은 토론의 목적과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다. 토론에 감정이 개입되면 자신의 옹졸함을 노출하여 자신을 잃고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하여 사람을 잃게 되는 역효과를 낼 수 있으며 상대의 견해를 거부하고 자신의 의견을 고집할 경우 토론은 무의미해진다. 최선의 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토론에 앞서 마음을 비우고 함께 작품을 만든다는 자세로 임해야하며 토론자 모두가 자신들의 의견을 가볍게 버릴 줄 알아야한다. 체험하지 않은 다른 생각에 공감이 어려운 것은 사람의 생각은 서서히 숙성되어 굳어지므로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신념은 각인이 처한 환경과 사물을 보는 각도, 그 사람의 관심과 기호, 자주 접촉하는 정보와 지적 시야의 수준에 의해 서서히 만들어져 굳어진다.
자기 생각을 버리지 않고 토론에 임하게 되면 토론은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서로가 자기 생각을 옹호하기 위해 상대를 설득하려 욕심내다 보면 감정이 개입되면서 불합리한 논리로 상대의 견해를 논박하게 되면서 토론은 본질에서 벗어나게 된다. 언제나 마음을 비워 자신의 신념에 붙들리지 않고 의심하여 상승 발전하는 것이 신념을 진리에 가깝게 하는 길이다. 세상의 일과 물질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의견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애착을 갖게 되며 애착은 신념으로 굳어진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는 강한 신념이 이해관계와 결합하여 다른 신념과 부딪치면 감정 다툼이 벌어진다. 세상의 일과 물질에 지배받는 마음에 의해 발생한 신념에는 소유욕망이 들어있고 소유욕망은 분쟁적이며 배타적이다.
이해득실에 민감한 소유욕망에 의해 지배되는 신념에는 인류 전체의 융화와 행복을 생각하는 총론적 신념이 없고, 작은 나에게 갇힌 각론적 신념으로 진리에 기반한 절대적 신념이 아닌 상대적 신념일 수밖에 없다. 물욕과 명리가 절대 다수의 사람들의 마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이 불의와 비양심의 생명력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생존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기적 존재이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의로움은 드러내려하고 불의한 탐욕과 추악한 의도를 감추려 한다. 고금동서의 모든 정치권력은 자신들의 불순한 사실을 속이고 추악함을 감추며 포장하기 위한 장치로 언론을 장악하여 활용하며 권력에 장악된 언론들은 민중이 지배자들이 바라는 것만을 보고 듣도록 편집한다. 세계 모든 나라의 가난한 저학력 계층이 부자를 위한 정권을 지지하는 것은 이들이 지배자들이 주는 정보에만 의존해 세상을 이해하고 신념으로 삼기 때문이다.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참된 신념을 가질 수 있다. 진리와 정의를 신념으로 탈속을 추구하는 사람과 세속적 이욕을 신념으로 하는 사람은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토론이 불가하다. 세속적 이득을 신념으로 하는 사람은 진리와 정의는 자신의 이득을 포장하기 위해서만 유용하지만, 진리를 신념으로 추구하는 사람은 진리와 정의는 삶의 핵심이며 목적이기 때문에 사리사욕을 비우고 양심을 지키며 인류와 함께함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세속을 따르는 신념은 명리를 중심에 새우며 자기 집착과 이익에 대한 욕심은 자기 합리화로서 도리를 벗어나게 한다. 진리를 기반으로 한 신념은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불의를 미워하며 인류공동의 이익을 추구하고 사익을 거부하며 인류의 화해를 추구하기에 증오와 다툼을 미워한다. 진리를 신념으로 한 사람은 자기는 밝아도 남의 어둠을 탓하지 않고 자기의 맑음으로 남의 탁함을 드러내지 않으며 겸손하여 자신을 들어내지 않기에 표시나지 않게 어울린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금과초등학교 100주년 기념식 4월 21일 개최
  • [순창 농부]농사짓고 요리하는 이경아 농부
  • 우영자-피터 오-풍산초 학생들 이색 미술 수업
  • “이러다 실내수영장 예약 운영 될라”
  • [열린순창 보도 후]'6시 내고향', '아침마당' 출연
  • 재경순창군향우회 총무단 정기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