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불의도 바로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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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불의도 바로 잡자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6.11.30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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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다 나왔다. 날씨도 안 좋고, 다리도 안 좋아서 안 나오려고 했는데 사람들 적을까 봐 머릿수 채우려고 나왔다. 이제 밀리면 안 된다. 국민이 대통령한테 밀리면 안 된다. 여기서 밀리면 앞으로 손주 볼 면목이 없다.”, “살면서 이렇게 대다수가 정치에 관심 가졌던 적을 본적이 없다.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느낀다.”, “세월호 7시간 때문에 나왔다. 학생들 수백명 죽어가는 그 시간에 가만있었다니.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 나올거다.”, “박근혜 물러날 때까지 계속 나올거야. 정 안 되면 국민들 다 모여서 차벽 넘어가야한다. 다 같이 손잡고 가면 두려울 것 없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옆에 있었던 사람들, 조중동이 국민 눈 가렸다. 이 사건으로 모든 게 바뀌어야한다. 정부, 언론, 정치 등 국민 위해서 바뀌어야한다.”     (한겨레 11.27 보도 발췌)

2016년 11월26일. 전국에서 무려 190만명 시민들이 ‘대통령 퇴진’을 외쳤다. 첫눈 내린 쌀쌀한 광장에 100만 넘는 희망의 촛불이 모여 민심을 쏟아냈다. “단군 이래 최대 시위이고, 아시아 역사상 최대 시위이며,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대규모 시위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은 세계 민주주의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시민들은 ‘박근혜-최순실’ 사태로 무너진 국격을 다시 세우려고 유쾌하고 활기차고 평화로운 시위에 자진 ‘출두’했다.
200만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권력에 기생한 새누리당, 대통령의 부패와 전횡을 견제하지 못한 무능한 야당, 국민들을 착취해 치부하고 상납한 재벌,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 권력의 나팔수 언론에 대한 탄핵이다. 부패하고 파렴치한 ‘구체제’ 전체에 대한 탄핵이다. 더 이상 타락한 기득권 집단의 노예로 살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의다.
촛불은 해방이후 친일ㆍ독재ㆍ군부정권의 비호아래 우리 일상에 깊게 박혀 있는 낡고 불의한 구체제에 대한 항거다. ‘국가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짓밟힌 인권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각성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을 바로 잡고, 나라 전체에 만연한 크고 작은 권력에 기생하며 온갖 악행과 부정을 일삼고 특혜를 누려온 불량세력을 일소하자는 행동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바다 건너 제주도에서 순창 도로가에서 이는 촛불의 요구다.
안전과 평화에 동의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하지만 평화만 되뇌다 폭력에 되몰리는 우를 또 범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은 지지율 4%에도 여전히 버티며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며 제 살길만 찾는데 야당은 압도적인 민심을 확인하고도 주춤거리는 바보 같다. 트랙터를 몰고 열흘을 달려온 농민들을 해산시키는 공권력은 엄존한다. 폭력시위 보다 유혈진압이 먼저다. 눈앞에서 안 보인다고 ‘국가폭력’이 사라진 것이 아니다.
보수언론과 기회주의자들은 불의한 권력에 저항하는 시민들을 향해 ‘평화 시위ㆍ평범한 시민’이라고 칭찬하다 언제든지 ‘불순세력ㆍ폭력시위’로 매도할 수 있다. 그들에게 사회적 약자는 여전히 ‘개ㆍ돼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차벽 너머에 있는 하나의 권력이 아니라, 우리를 고통에 빠트린 모든 억압과 불의, 그리고 이리저리 끌려 다녔던 지난날의 우리 자신과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그래야 스스로 떳떳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박근혜-최순실은 나라를 농단하고 토착세력은 지역을 농단한다. 나라는 수구 보수 세력과 재벌독재, 권위주의, 냉전체제가 망해 먹고, 지방은 토호 토착 비위(非違) 세력과 손잡은 지방권력이 말아먹는다. 선거 돕고 일자리 얻고, 줄서서 공사 따고, 비위 맞춰 보조금 받는 지방권력의 친위세력들이 창궐하면 보통 지역주민의 요구를 표출할 공간이 없어진다. 촛불의 외침은 바로 이 옳지 않은 구체제를 변혁하라는 것이다.
정권이 바뀐다고 ‘체제’가 바뀌지는 않는다. 중앙이나 지역에서도 기회주의적인 정치인, 탐욕스런 재벌(부자), 타락한 검찰(공직), 부패한 언론의 협잡(커넥션)을 척결하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박근혜 탄핵뿐 아니라 지방 부패 발본색원을 위해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정의롭지 못한 권력은 살아남기 위해 무슨 일이든 벌인다. 촛불을 들고 외치자. “광장의 정치는 소멸되지 않는다. 혁명을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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