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0) 행복이와 불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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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0) 행복이와 불행이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1.01.16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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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와 불행이는 이심동체(異心同體) 즉 같은 몸 다른 마음이다.

행복이와 불행이의 얼굴은 별로고 키는 작다. 그래서 불행이는 열등의식을 갖고 있다. 잘 생겼다는 것은 세상을 사는데 그만큼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이는 몸은 마음의 집이기 때문에 훌륭한 마음을 담는데 지장이 없으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이하면 깊이 있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선생께선 상호불여신호(相好不如身好) 신호불여심호(身好不如心好), 즉 얼굴이 잘생긴 것은 몸이 잘 생긴 것만 못하고 몸이 잘 생긴 것은 마음이 잘 생긴 것만 못하다고 하신 것과 순자의 비상편을 보고 잘생긴 것과 마음이 훌륭한 것은 별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행복이나 불행이는 옷에 대한 취미가 다르다. 불행이는 옷을 날개이기 때문에 명품이 아니면 입고 싶지 않다. 유명 메이커가 아니면 사람들이 자기를 우습게 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이의 생각은 다르다. 옷은 몸에 맞고 편하고 남에게 혐오감을 주지 않으면 되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입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옷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람이라면 속이 깊은 사람은 아니고 그런 사람들과 가까이 않는 것이 지혜롭게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행복이와 불행이는 작고 초라한 집에 산다. 그래서 불행이는 불만이다. 사는데 별 불편함은 없어도 남 보기 창피하다 남이 나를 깔보기 때문이다. 할 수만 있으면 빚을 내서라도 좀 더 좋은 집으로 옮기고 싶다. 하지만 행복이의 생각은 집은 몸을 쉬게 하는 곳이지 남에게 과시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집이 적다고 사람을 아래로 보는 사람이라면 가까이 해서는 아니 된다고 생각한다.

불행이는 주변의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까 의식하며 유행에 민감하고 부자들의 사치를 모방한다. 비록 없이 살아도 남에게 그렇게 보이긴 싫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아야하고 지위도 있어야 하며 늘 마주치는 사람들이 좋아야하고 배우자를 비롯하여 가족들이 좋은 사람들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행복이는 자연과 인간 모든 사물은 언제나 나의 요구와 같을 수는 없고 나를 위해 있는 것은 아니며 나의 행복을 위해서는 대상이 나의 요구에 맞게 변하길 바라지 말고 나를 개선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믿는다.

행복이의 가슴은 늘 후덕한 사람들의 광장이고 불행이의 가슴은 주변사람들의 광장이며 행복이의 머리는 현자들의 담론의 장소이고 불행이의 머리는 생존경쟁의 시장이다.

퇴근후 불행이는 밤늦게까지 TV를 지키고 있지만 행복이는 고전과 마주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즉, 불행이는 주변사람들의 생각으로 삶을 대하고 행복이는 시공을 초월한 현자들의 생각으로 삶을 만들어간다.

얼마 전 담근 김치와 된장찌개가 그만이다. 밥에게 김치에게 된장찌개에게 고맙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생명을 나에게 줌으로서 나의 생명을 유지해주니까. 배불리 먹고 싶지만 80프로정도만 먹는다. 위에도 좋고 또한 사람에게는 일생동안 먹을 양이 정해져 있어 줄인 만큼 더 산단다. 같은 밥상인데도 불행이의 밥맛은 영판이다. 밥도 김치도 된장찌개도 아무런 맛이 없다. 행복이의 밥맛이 이해가 안간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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