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고향 주민들, 고영태에 “힘내라잉~” 응원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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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고향 주민들, 고영태에 “힘내라잉~” 응원 편지
  • 정대하 기자
  • 승인 2017.02.08 18: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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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7년 2월 5일치

4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덕면사무소 앞 촛불집회서 편지 낭독

 

▲지난 4일 오후 전남 담양군 대덕면사무소에서 열린 촛불집회. 박삼원씨 제공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비리 의혹을 처음으로 폭로한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의 고향인 전남 담양 주민들은 지난 4일 오후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박근혜 퇴진 담양군민운동본부’ 주최로 담양군 대덕면사무소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엔 300여 명(주최 쪽 추산)의 주민들이 참석했다. 대덕면은 2020명의 주민이 사는 오지다. 대덕면 성곡리가 고씨의 고향이다.
주민들은 이날 “용기 내 주어 고맙다잉~고영태 힘내라”라는 내용의 펼침막을 내걸었다. 성곡리 이장 안선섭씨는 이날 고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 편지엔 최순실 재판과 헌재 탄핵심판 사건 증인으로 채택된 한 고씨에게 전하고 싶은 고향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
‘고영태 군’으로 시작한 편지에서 주민들은 “우리는 자네가 아주 어릴 적 고향을 떠나 사실 얼굴도 잘 기억하지 못하네”라고 말을 건넸다. 이어 “하지만 5·18때 아버지가 총에 맞아 사망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걱정을 했던지”라고 37년 전의 일을 떠올렸다. 고씨의 아버지 고규석씨는 1980년 5월 21일 일을 보기 위해 광주시내로 나갔다가 옛 광주교도소 앞을 지나던 중 계엄군의 발포로 숨졌다. 고씨 등 희생자들은 숨진 지 열흘이 지나서야 암매장된 상태로 발견됐다. 고영태씨는 네살 무렵 어머니를 따라 고향을 떠났다.
주민들은 이어 “애비 없는 세월을 어떻게 견디며 힘들게 살았을지 우리도 사는 게 힘들어서 서로 도움 주지 못했다”면서 “그럼에도 펜싱대회에서 메달을 땄다는 소식에 너나없이 기뻐했고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어느 날 갑자기 텔레비전에서 자네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했다”면서도 “자네가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용기를 내기까지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 지 짐작도 안가지만, 진실을 말하고 있기에 많은 국민이 자네를 지켜 줄것”이라고 응원했다. 편지는 “용기 내 주어 진심으로 고맙네”라고 끝을 맺었다.
고씨의 고향 주민 오봉록(56)씨는 “고씨를 의인이라고 추켜세우자는 뜻보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를 낸 것에 대해 고향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로 편지를 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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