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순창농협 문제는 사람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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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창농협 문제는 사람의 문제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2.1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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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순창농협의 정기총회는 수년 동안 다녀본 농협 총회들 가운데 가장 치열했다. 대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 실무 책임자는 해명하기 바빴고 이사들은 조용했다.
합병 후 2년이 지났다. 이 기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초대 조합장이 중심을 잡고 역할해주기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기자는 “조합장이 임원에게 끌려 다닌다. 지역 대선배라 말을 함부로 할 수는 없지만 농협 운영을 놓고 보면 앞으로가 막막하다”는 농협 관계자의 말을 수차례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순창농협이 어떻게든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복분자 재고사태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서순창농협은 실제로 작년에 상당량의 재고 복분자를 덜었다. 그곳에는 금과농협이던 복흥농협이던 최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이 즐비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번 총회에서 그 기대가 완전히 어긋났음을 느꼈다. 운영의 미는 없었고 체계는 무너졌다. 이사회 의결사항인 억대 사업들을 이사들이 몰랐다는 것이 그 증거다. 일을 추진한 사람은 책임을 회피했다. 이를 두고 한 관계자는 “책임을 지면 변상해야 하니까 절대 못한다. 변상할 리가 없다”고 말했다. 조합장은 잘못을 두둔하기 바빴으니 총회가 난장판이 되는 것은 아주 쉬웠다. 그는 소송 때문에 지칠 대로 지쳤다며 농협 운영에 학을 뗀 모습이었다.
서순창농협의 결산결과는 적자가 난 금과지점의 문제를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느 농협이던지 결산을 안정적으로 낼 기술은 가지고 있다. 계획량 대비 실적이 그렇다. 직원 임금 등 예상지출액을 미리 계산해두고 그에 맞게 계획사업량을 세우니 당연히 결산 후 실제 거래량과 터무니없는 차이가 난다.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일종의 꼼수다. 계획사업량을 현실화하라는 대의원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내부 운영이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는 바로미터가 총회였는데 서순창농협의 이 같은 논란은 제3자인 기자가 보기에도 비상식적이었다. 대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을 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런데 오죽 문제가 심각하면 공식적인 자리에서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겠는가? 감사가 이례적으로 들고 나온 특별감사 보고사항에는 내부 운영의 미숙함이 그대로 들어있었다. 분량도 8쪽이나 된다. 오랫동안 다양한 방면에서 불합리함이 있었다는 것인데 임직원이 그것을 별 것 아닌 일 정도로 치부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사업량 많고 논란도 많은 순창농협이 그래도 총회를 마친 뒤 점심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적이던 중재안이던 경영진이 받아들이고자 하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서순창농협의 총회는 잘못이 있다면 먼저 인정하고 그 뒤의 일을 도모함이 맞는데 그것이 안 되다보니 더 큰 논란으로 번진 모습이었다. 대의원들이 이 총회에서 요구한 것은 “순서와 체계를 지키라”는 것이었다. 중재안이 나오긴 했는데 얼마나 실행될지가 궁금하다. 누구는 이 사태를 합병 후유증으로 보는데 기자는 선뜻 동의할 수 없다. 지역 문제이기보다 사람의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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