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광풍, 설 풍속도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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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광풍, 설 풍속도 바꾼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1.20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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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귀향 자제부탁 시장도 ‘한파’

구제역 광풍의 끝은 어디까지일까. 연일 생기는 구제역의 확산추이는 흡사 2009년 대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를 연상케 한다. 당시 신종인플루엔자에 걸린 환자는 2009년 말까지 3만 명에 육박했고 4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람이 걸리는 질병과 가축이 걸리는 질병은 대부분 서로 다르지만 구제역과 신종인플루엔자는 공기로도 가능한, 전염성이 굉장히 강한 질병이라는 점에서 같다. 초기 치료와 방역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최초 발생된 안동과 경기도 북부에 있는 파주의 구제역 발생농가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가 99% 일치한다”며 사람에 의해 전파가 됐음을 알렸다.

구제역 여파는 설 풍속도마저 바꿀 기세다. 인근 담양군은 최근 군수가 직접 나서 “인파와 물류 이동이 최고조에 이르는 설 대목은 구제역을 퍼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향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부탁했고 전남도에서도 명절기간에 귀향을 자제해줄 것을 호남향우회에 협조 요청했다.

군내에서도 행여나 설 연휴에 구제역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주민은 “자녀들에게 이번 연휴에는 내려오지 말라고 일러뒀다. 그렇다고 따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아 역귀성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 주변에서도 명절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광희 순창군농민회 정책실장은 “소를 키우고 있어 아내와 아이들만 명절을 쇠러 가기로 했다. 설 전후가 고비인데 백신을 놓았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연휴는 길지만 명절이 단출해지니 설 대목을 바라는 재래시장 상인들도 걱정은 매한가지다. 얼마 전까지는 장날이 아니더라도 으레 몇몇 좌판이 열렸지만 지난 17일 낮에 본 시장은 지나다니는 차조차 보기 힘들 정도로 한산했다. 한 상인은 “가게를 열어도 손님이 안 오니 추운데서 떨고 있을 바에 집에서 쉬는 것이 오히려 돈 버는 일”이라고 말했다. 강추위와 구제역에 농군 민심도 얼어붙는 모습이 눈에 보였다.

이 뿐 아니라 가축분퇴비 업체도 비상이 걸렸다. 상당수의 가축이 살처분된 데다 이동이 제한돼 퇴비 원료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몇 달간 숙성기간을 거쳐야 하기에 내년에 팔아야 할 물량은 확실히 적어진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희방 동계 화성그린비료 대표는 “현재 전국적으로 퇴비생산이 3000만포 정도 줄었다고 봐야 한다. 구제역 발생지역의 퇴비공장은 원료수급과 출하가 힘들어 문을 닫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가축을 키우지 않는 일반 농가에서도 결국은 구제역 피해를 입게 되는 셈이다.

이번 구제역의 피해액은 총 2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처리 비용은 정부에서 살처분 한 농가보상금과 매몰비, 방역비 등이 더해져 산정됐다. 그러나 구제역으로 인해 설 연휴 시장경제가 타격을 받는다면 그 피해는 이보다 더 클 것이라는 예상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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