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1)/ '스카이(Sky)’스카이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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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1)/ '스카이(Sky)’스카이 탄생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7.03.02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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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1화

 

2020년. 샛별 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연구소.
------- 위윙 ------ 찰깍!
카메라 셔터가 열리듯 녀석이 눈이 떴다. 빨간 불빛이 푸른색 눈 안에 반짝였다.
“눈을 떴어요!”
이 박사는 손바닥 위에 올려놓은 갤럭시 탭 노트 10을 들여다보며 소리쳤다. 화면에 나타난 방향 조정키를 톡톡 튕기며 눈동자를 오른쪽, 왼쪽으로 움직였다. 마치 도깨비불처럼 빨간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렸다. 갤럭시 노트 화면엔 세 사람의 얼굴이 비쳤다. 녀석은 넋 놓고 그들을 올려다봤다.
한가운데는 이 박사. 보글보글 볶은 파마머리, 검은색 둥근 안경테, 거기다 안경알은 두껍다 못해 눈알이 빙글빙글 돌 정도다. 장난기 어린 눈으로 생끗 웃었다. 오른쪽 옆에는 공 박사. 듬성듬성 난 새치, 이마에는 지렁이 몇 마리가 기어 다니며 주름을 만들었다. 이곳 인공지능 로봇 연구소의 책임자다. 나이도 그들 중에 제일 많다. 왼쪽에는 머리를 빗겨 올려 한창 멋을 부린 정 연구원. 번들번들하고 탱탱한 피부를 자랑했다. 연구소의 막내다.
녀석은 세 사람을 쳐다보다 눈길을 돌려 연구소 안을 쭉 훑어봤다. 한쪽 벽면엔 로봇 몇 대가 앙상한 뼈대만 드러낸 채 팔운동을 했다. 팔을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이 영 시원찮았다. 뻑뻑한지 끽끽, 소리를 냈다.
“비디오카메라 기능은 별문제가 없어 보이네요.”
비디오카메라(Video camera)란 글자 옆에 ‘동작 중(On)’신호가 화면에서 깜빡거렸다.
“자, 이번에는 소리를 알아듣는지 보자.”
이 박사는 마치 갓 태어난 아기를 어르듯이 말을 건넸다.
“까꿍, 네 이름이 뭐지?”
녀석은 쫑긋 세운 두 귀를 살짝 움직였다. 둥글 뭉툭한 입이 벌어지며 아래턱이 내려갔다. 쇳소리가 섞인 기계음이 새어나왔다.
“스…카…이, 내 이름은 스카이.”
“하하하.”
세 사람은 웃음이 빵 터졌다. 이 박사는 뿌듯한지 가슴을 힘껏 내밀었다.
“어려운 숙제였는데…… 스스로 생각하고 말도 하고, 움직이는 인공지능 로봇이라…….”
공 박사는 옆에서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테스트하고 부수고, 새로 아이디어를 내서 다시 만들기를 수십 번도 더한 것 같았다. 오늘에서야 겨우 제대로 된 제품이 나왔다. 이제 연구소를 떠나서 더 많은 실험 테스트를 쌓겠지만, 이 정도면 괜찮을 거란 느낌이 들었다.
“달리기는 얼마나 잘하는지 볼까요?”
정 연구원이 손을 비비며 말했다. 꽈배기처럼 꼬인 스카이의 짧은 꼬리를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올렸다. 갤럭시 노트 화면이 잠시 ‘찌찌--’거리며 흔들렸다.
“인마, 안테나를 잡으면 어떻게 해!”
“미안, 이 선배님.”
정 연구원은 놀란 토끼 눈을 하고는 스카이의 홀쭉한 배를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리고 살포시 러닝머신 위에 내려놓았다. 기계를 작동시키자 고무바닥이 천천히 돌아갔다. 스카이의 네 다리가 엇갈렸다. 리듬을 타듯 제자리걸음을 했다. 고무바닥이 점점 빨리 돌아갔다. 스카이는 앞다리를 모으고, 뒷다리를 박차며 폴짝폴짝 뛰었다. 속력이 좀 더 올리자 그만 중심을 잃고 옆으로 넘어졌다. 러닝머신 밑으로 굴러 떨어져 발을 동동거렸다.
“애들하고 달리기 시합은 못하겠는데요.”
정 연구원이 끽끽 거렸다. 공 박사는 스카이를 두 손으로 집어 들었다. 매끈하게 잘 빠진 푸른 에메랄드 빛 몸통. 태양 에너지를 담을 수 있는 태양광 전지가 몸통 안에 들어 있다. 햇볕이 짱짱한 날에는 밖에서 맘껏 뛰놀 수 있도록 말이다. 털이 거의 없는 치와와 강아지를 쏙 빼닮았다.
“애완용 장난감 하기엔 좀 아깝고, 널 뭐에 쓰지?”
공 박사는 스카이를 보며 고개를 기우뚱했다. 그의 눈앞에 예전에 집에서 키웠던 애완견이 불쑥 떠올랐다. 사실 로봇 개를 만들려고 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애완견 영향이 컸다. 아들 맹자의 등쌀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시추 강아지를 입양했다.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애완견은 귀여웠지만, 살아 있는 동물이다 보니 뒤치다꺼리가 만만치 않았다. 그 일 이후로 애완견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개를 만들 생각을 했다. 어차피 앞으론 로봇 시대가 열릴 것이고, 애완동물을 대신해서 점점 로봇애완견들이 그 자리를 꿰찰 터였다.
공박사는 스카이 앞에 얼굴을 들이밀었다. 스카이도 그를 보며 똑같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의 얼굴이 스카이 눈에 꽉 들어찼다. 로봇개의 머릿속 인공지능 회로판에선 전기신호가 헐레벌떡 돌아다녔다. 눈동자 속 화면엔 타자 치듯 글자가 찍혀 나갔다.
    
이름 : 공돌이 박사(45살)
성별 : 남자(or 인간 수컷)
아이큐 : 꽤 머리를 잘 굴림
가족 : 아내 1명(40살), 아들 1명(11살), 딸 1명(6살)
성격 : 위험하지는 않음. 그냥 참고 지낼 만함.
현재 상황 : 눈싸움……뽀뽀???
대응 방법 : 입 닥치고 참음. 
<2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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