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부순재/ 탐욕에 어두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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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부순재/ 탐욕에 어두워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7.03.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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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낼 탐 貪 사내 부 夫 따라죽을 순 殉 재물 재 財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48

이 성어는《사기》백이열전에 간단히 언급되었다. 탐욕스러운 자는 재물 때문에 목숨을 버린다. 욕심 많은 사람은 재물이라면 목숨도 아랑곳하지 않고 좇음을 이르는 말이다. 탐욕스러운 사람은 재물을 얻기 위해 어떠한 위험도 돌보지 않아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굴원ㆍ가생열전에 가생(賈生)이 지은 복조부(鵩鳥賦)의 중간에 나오는 말이다.

군자는 죽은 다음에 명성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가자(賈子. 가생)는 말한다.
탐욕하는 자는 재물 때문에 죽고(貪夫徇財 : 탐부군재)
열사는 명성을 위해 죽으며(烈士徇名 : 열사순명)
권세를 자랑하는 사람은 권세를 위해 죽고(夸者死權 ; 과자사권) 
평범한 서민은 삶에만 매달린다(衆庶馮生 : 중서풍생).
여기서 ‘죽는다’는 의미는 ‘신세 망친다’로 해석된다.
처음 공무원이 되었을 때 한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공직을 시작할 때는 청렴하게 살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그런데 옆의 직원을 보니 이사람 저사람 업무와 관련되는 사람들과 밖에서 만나 처음에는 차를 마시고 밥을 먹다가 더 발전하여 용돈과 떡값을 받더라. 그러다가 이제는 당연히 받아야 되고 안 주면 왜 안 주냐고 윽박지르기까지 하더라. 물론 나는 윽박지르는 단계까지는 안 갔지만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밥도 먹어서도 아니 되었던 것이다. 결국 영혼이 없는 공무원을 했다는 자괴감이 들어 퇴직하고 나면 아마도 평생 후회할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돈을 받았다가 파면당한 한 고위공무원이 이렇게 말했다. “젊은 시절 술 얻어먹고 용돈 받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직급이 올라가니 더 많은 향응을 받고 큰돈이 들어오니 당연한 것으로 여겼다. 부 전 직원들에게 청렴하라고 훈시까지 하였지만, 나는 이튿날 돈을 받았다가 사정(司正)팀에 걸려 사표를 낼 수밖에 없었지. 불명예스럽게 말이야.”
내가 한때 모셨던 G과장은 사무실에 예산으로 배정된 업무추진비와 급량비를 쓰지 않아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직원 회식도 없고 야근을 해도 자기 돈으로 밥을 먹어야 하니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연말이 되어 망년회를 해야 한다는 나의 건의를 듣고 그가 말했다.
“직원 망년회를 하는데 꼭 귀중한 국가 예산을 써야 하는가?”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 일 잘하라고 나라에서 준 돈입니다. 다른 과는 2차도 간다는데 우린 삼겹살집 한 번도 못가 불만이 많습니다.”
“그거 안 되는데…. 허 참, 그러면 두당 2만원 내에서 쓰세요. 그 이상은 안 되네.”
“과장님도 참, 수육 한 대접에 설렁탕 한 그릇 값도 안 되네요. 정말이지 과장님은 30년 후에 태어나 공무원을 했어야 했는데…” 
매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공직자의 의식변화를 강조하고 공직비리 예방을 위한 당부의 지시가 나온다.
그러나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청렴해라. 돈 받지 마라’고 직접 말한 것을 보진 못했다. 대신 ‘몸조심해라. 많이 받지 마라, 혼자 먹지 마라’ 등 보신책만을 들었을 뿐이다. 자기 스스로도 완전한 청렴을 못했으니 양심상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고백컨대 나도 마찬가지였다.
‘가난은 불편하지만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는 생각이 뼛속까지 들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 사업을 하는 친구가 ‘아직도 향응과 뇌물이 없으면 잘 안돌아간다’는 말을 들으니 30여년의 공무원을 했던 내 얼굴이 부끄럽다. 
마침내 이른 바《김영란법》이 나왔다. 법이라는 제도와 틀 속에서 공무원의 행동이 제한을 받게 된 것인데 꼭 타율로만이 청렴해야 하는지 부끄럽다. 문제는 아래는 겁을 내어 조심하건만 일부 저기 윗선들은 아직도 자기는 이 범위 들지 않은 듯 행동하는데 있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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