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대선과 공약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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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대선과 공약 대선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4.1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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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대통령이라는 누리집이 있다. 주요 대선 후보들이 공약한 정책에서 이름을 빼고 제시한 문항을 보고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나중에 자신의 정치성향과 맞는 후보를 보여준다. 누구를 견제하기 위해서 다른 후보를 찍는 반발투표보다 공약 투표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참신하다.
누리집에 들어가 보니 몇 가지 단어가 눈에 띄었다. 남자유권자의 상위 3개 인기태그는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창출’, ‘고용안정/유연화’였고 30대 유권자의 인기태그는 ‘노동시간 단축’, ‘육아/보육’, ‘일자리 창출’이었다. 정리하자면 ‘노동시간이 많고 마땅한 일자리는 없으며 육아휴직은커녕 언제 잘릴지 모르는 비정규직’ 정도 되겠다.
프로그램을 실행해봤다.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한 방안과 공교육 강화 방안, 사드 찬반, 대통령제 개편을 골자로 한 개헌, 기본소득, 북한 핵 위협에 대한 견해 등을 물었다. 그리고 관심분야를 몇 가지 설정하면 그에 대한 질문이 상당히 나왔다.
찍을 문항이 없는 질문도 있었다. 가령 남북관계에 관한 문항에서는 4자회담이나 6자회담 재개, 핵미사일 문제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경우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재개, 남ㆍ북한 평화조약, 역대정부 합의에 대한 실천을 논할 수 있을 때 정상회담 가능 등이 있었다. 북미관계가 풀려야 남북관계도 풀린다고 믿는 기자는 이런 공약들이 현실성이 없다고 평가한다. 찍지 않으면 다음문제가 안 나오니 버리는 문항인 셈 치고 아무거나 찍었다.
실행 결과 기자의 성향에 맞는 후보는 심상정 후보였다. 이어 문재인, 유승민 순서로 나왔다. 지역에서 대세(?)로 얘기되는 안철수 후보와의 연관성은 14.2%였다. 생각해 보건데 누가 낸 것인지 모르고 공약만을 보고 투표한다면 평소 자신이 지지하던 후보와 상반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근혜가 공약을 뒤집은 사례는 열 손가락으로 부족하다. 그리고 국정농단사태가 터졌을 때 배신당한 기분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네거티브 선거는 정책을 늘 압도해왔다. 찍어놓고 나서 속았다고 말하는 것도 한 두 번이랴!
사람들은 누구나 선거를 통해 새 시대가 오길 바란다. 하지만 새 시대를 스스로 만들어 가자고 하면 주저한다. 투표했다고 할 일을 다 한 게 아니다. 찍은 인물, 혹은 당선된 인물이 제 역할을 하도록 달고 쓴 소리 하는 것도 유권자의 일이다. 촛불집회는 비토의 장이자 자성의 자리였고 각오의 현장이었다. 박근혜가 구치소에 들어갔어도 부역자들이 아직도 활개치고 있으니 박근혜 정권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적폐청산이 시대의 화두라는데 어찌된 일인지 후보들의 공약에 그런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실행해봤던 그 프로그램에도 적폐청산에 관한 내용은 부족했다.
항쟁의 시기다. 4ㆍ19혁명과 5ㆍ18항쟁, 6월 항쟁에 이어 4ㆍ16이 기억해야 할 날로 추가됐다. 앞으로 대선은 이 시기에 치러진다. 확실한 역사관을 갖고 항쟁의 의의를 자신의 책무로 여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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