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재(173) 묵자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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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재(173) 묵자의 사랑
  • 박재근 고문
  • 승인 2017.05.0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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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는 옛 중국의 주나라 말기 송나라 대부를 지냈다. 예수보다 400년 전쯤 태어난 묵자의 사랑과 나눔, 절용(節用), 반전(反戰)을 주장하는 사상은 예수의 사상과 유사한 면이 있다. 자신이 평민 출신인 묵자는 피지배층 중심의 사상가로서 차별 없는 수평사회를 주장하였으며 당시에는 유학과 쌍벽을 이루며 사상계를 지배 하였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지배층의 이익을 대변하며 지배층의 지지를 받는 유가에 의해 사상의 중심에서 밀려나게 된다. 오늘의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기 전 거개의 종교 철학 사상가들이 사람을 상하로 차별하는 강자중심의 윤리와 도덕을 주장하며 전쟁을 불가피한 필요악으로 수용하면서 강자들에게 아첨을 할 때 묵자는 약자 중심의 차별 없는 수평세상을 위해 사랑과 나눔, 절용(절용)과 반전(反戰)을 주장한 시대를 앞선 탁월한 민주적 사상가였다.

겸상애 교상리(兼相愛交相利)“서로 사랑하며 이득을 함께한다.”<묵자>
서로 사랑하는 것은 이해득실을 함께 한다는 것이고 이해득실을 함께 한다는 것은 차별의식과 탐욕을 버린다는 것이다. 차별의식과 탐욕을 버리기 위해서는 삶의 비용을 줄여야 하고 삶의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물욕을 버려야하며 물욕을 버리기 위해서는 사치하는 마음을 버려야하고 사치하는 마음을 버리기 위해서는 검소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검소한 마음을 갖기 위해선 맑은 마음을 가져야하고 맑은 마음을 갖기 위해선 집착을 버려야 하며 집착을 버리기 위해선 소유의식을 버려야 하고 소유의식을 버리기 위해선 마음을 비워야한다.
묵자는 세상을 불행하게 하는 원인이 나만을 사랑하며 남을 사랑하지 않고 남과 함께 갖지 않고 남보다 더 가지려는 차별과 탐욕의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보았으며, 나와 남을 하나로 보고 차별하지 않는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검소하고 절약하며 이해득실을 함께해야만 인간이 스스로를 상하게 하는 불행과 재앙을 만드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보았다. 물질 중심의 시각으로 보면 이유와 조건 없이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낭비이지만, 영혼 중심의 시각으로 보면 대가 없이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기 소모가 아니라 남의 마음에 나를 사랑하는 씨를 심어 가꾸는 것이며 이는 곧 나를 위한 행복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것이다.
사랑은 인류가 상생하는 길이고 인류가 상생하는 길을 도덕이라 한다. 도덕의 길은 마음이 안정되어야 볼 수 있으며 안정은 마음이 다툼의 소지가 없는 낮은 곳에 머무르면서 이루어진다. 덕은 경쟁을 피하며 겸손하여 자기를 낮추어 앞세우지 않으므로 마음에 안정을 준다. 사랑과 도덕은 물의 속성을 지녀 낮은 곳을 향해 아래로 흐른다. 물이 아래를 지향하기 때문에 풍성하고 광대한 바다를 이룰 수 있듯이 사람은 자기를 낮추어 뜻을 아래에 둘 때 사랑의 바다에서 남과 함께 할 수 있다.

“자리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불편하고 재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부족한 것이다.” <묵자>
더 좋은 것, 더 많은 것, 더 큰 것을 바라는 끝없는 탐욕이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하며 부족을 느끼게 하고 불만을 만들며 그것이 크게 자라면 인류의 재앙인 전쟁을 만든다. 마음에서 욕심을 제거하면 불편함도 부족함도 죄악도 없어진다. 사람들은 자기를 높이 세우기 위해 장식하려하며 탐욕을 부리고 탐욕 때문에 마음을 괴롭히며 불행을 만든다. 인간의 본체는 신이 사는 영혼이다. 지위와 명예 권세 등은 인간의 본체가 아닌 장식물일 뿐인데 장식물을 얻기 위해 본체인 사람을 손상하며 영혼을 병들게 하고 더럽힌다.

진정한 자아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안의 신을 사랑하고 자기안의 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신의 거처인 영혼을 풍요하고 아름답게 확장하는데 마음을 집중한다. 사랑한다는 것이 선한 이유는 조건과 이유 없이 차별과 치우침 없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며, 차별 없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진실과 정의를 사랑하는 것이다. 선한 사랑이란 불의한 사람도 사랑하지만 불의한 사람의 불의를 지지하는 것은 정의를 배신하는 것이다. 정의를 사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고 나를 사랑하는 것은 남을 사랑하는 것이며 남을 사랑한다는 것은 세상을 사랑하는 것이며 세상을 사랑하는 것은 함께 사는 길을 사랑하는 것이고 함께 사는 길을 사랑하는 것은 진실을 사랑한다는 것이며 진실을 사랑하는 것은 진리를 사랑하는 것이다.

글 : 박재근 전북흑염소협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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