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 물분쟁, 원인은 사람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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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내 물분쟁, 원인은 사람 탓이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5.25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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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들에게 4~5월은 가장 바쁜 달이자 물을 많이 쓰는 시기다. 논에 물을 채워야 모내기를 할 수 있고 이제 막 심은 작물은 물을 충분히 줘야 한다. 이 시기에 물을 확보하는 일은 한 해 농사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일이다.
최근 물을 두고 분쟁이 일어난 지역을 다니며 군내에 물이 부족해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쌍치면에서는 샘물공장 인근 주민들이 물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고 한 쪽에서는 수로 끝까지 닿아야 할 저수지 물이 막혀 양수기를 몇 대 돌리고 있었다. 대가리에서는 낮아진 섬진강 수위가 양수기를 돌리지 못하게 해 모내기에 영향을 줬다.
앞서 열거한 일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봄 가뭄이 한두 해 일은 아니니 자연재해는 그렇다 치자. 비도 안 오는데 있는 물도 못 쓰게 해서야 되겠냐는 것이다. 이는 순창의 물문제가 자연재해보다 제도, 기관의 몽니 등 인위적 요인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쌍치면 상부지역에 물이 부족한 원인이 샘물공장에 있다면 생산을 멈춰서라도 지하수가 회복되는 것을 한번 쯤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생산을 멈춘 뒤 주민들이 원활히 물을 뽑아 쓰게 됐다면 어차피 지역에 기여도 안 하는 공장, 문을 닫는 것이 쌍치면 주민소득에 보탬이다. 저수지 물이 수로 끝까지 오지 않으면 그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주는 것이 순서다.
그런데 관리기관인 농어촌공사는 인사이동이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대다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이런 식으로는 수리조합이라는 꼬리표를 절대 뗄 수 없다. 농어촌공사의 전신인 ‘수리조합’은 순창에서 적폐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지금도 못마땅하게 여기는 많은 사람들이 일부러 농어촌공사 대신 수리조합이라고 부른다.
대가리 앞뜰에 물을 못 대는 문제를 칼보로 해결하는 것은 임시방편이다. 댐 방류량은 정해져있는데 여기저기서 관을 연결해 물을 뽑아 쓰다보면 아래쪽 누군가는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그러니 방류량을 늘리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데 최선이다. 물이 많이 흘러 징검다리를 건너던 사람이 떠내려가는 사고를 막고자 만들어진 구미교와 강을 건너는 나룻배를 뒀다는 증언 등은 과거 섬진강 수량이 상당히 많았음을 짐작케 한다. 그런 섬진강을 마른 하천으로 만든 것은 누구인가? 누가 섬진강 물을 빼앗아가고 있는가?
며칠 전 확인한 섬진강은 수위가 20cm 이상 낮아진 모습으로 바위에 층이 생겼다. 이미 느리던 유속은 더 느려져 사실상 고인물처럼 보였다. 오염원 적은 최상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색이 매우 탁해졌다. 하동, 남해 등 주로 하류 지역에 많은 재첩이 여기저기서 입을 벌리고 말라있었다. 물에 발을 담그자 다음 딛을 곳을 확인하지 못할 만큼 부유물들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이처럼 멀쩡히 흘러야 할 물이 흐르지 않으니 환경이 망가지고 여기저기서 분쟁이 생긴다. 군은 수질오염총량제 기준치를 초과할까봐 전전긍긍한다. 물도 안 내보내면서 수질오염총량제를 초과한다고 지적할 권한이 정부에 있는가? 평범히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필요한 물분쟁을 겪게 하는 것은 누구인가? 답을 알면 고쳐야 하고 혼자서 안 되면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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