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엄마밥상” 어느 초등생의 시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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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엄마밥상” 어느 초등생의 시 ‘화제’
  • 박임근 기자
  • 승인 2017.05.25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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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2017년 5월 22일치

전북 부안여중 신입생 이슬양이 6학년때 쓴 시

 

암으로 떠난 엄마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 담아
전북도교육청 공모전서 지난해 최우수상 받아

 

“하루에 세번이나 받을 수 있는 상/ 아침상 점심상 저녁상…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엄마상/ 이제 받을 수 없어요…하지만 아직도 그리운 엄마의 밥상/ 이제 다시 못 받을 세상에서 가장 받고 싶은 울 엄마 얼굴(상)”
지난해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 하며 당시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쓴 한 편의 시가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전북 부안여중 신입생으로 진학한 이슬(13)양. 이양은 지난해 2학기 연필로 쓴 시 <가장 받고 싶은 상>으로 전북도교육청이 주최한 2016년 글쓰기 너도나도 공모전에서 동시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전북교육청이 가정의 달을 맞아 지난 4일 도교육청 블로그에 이 시를 소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심사위원을 맡았던 임미성 익산성당초등교 교감은 “동시를 처음 읽었을 때 정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심사위원 세 명이 작품을 고를 때 만장일치로 가장 좋은 작품으로 뽑았다. 무엇보다도 일기처럼 써내려간 아이의 글씨와, 지웠다 썼다가 한 종이 원본이 정말 마음에 깊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 교감은 “이 시가 최종적으로 좋은 상을 받게 되어서 나도 기뻤다. 이 아이는 커서 시인이 될 것이다. 직업으로서 시인이 아니더라도 삶을 시적으로 살아낼 힘을 가진 어른으로 자랄 것이라 믿는다”고 평가했다.
이양이 부안우덕초등교 6학년 때 담임이던 유현 교사는 “시에서 슬이가 표현한 가장 받고 싶은 상은 엄마가 정성을 담아 차려주신 밥상과 엄마의 얼굴(상)이라는 중의적인 표현을 담고 있어 독자에게 더 깊은 울림을 주는 것 같다. 작품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면서 얼굴을 ‘상’으로 표현하는 한자가 있다고 얘기해줬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보통 원고지로 동시를 쓰게 하는데 이 공모전은 에이포(A4) 용지에 손글씨와 그림을 담도록 원했다”고 설명했다.
이양이 쓴 시 옆에는 엄마에게 차려드릴 밥상을 그린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제 제가 엄마에게 상을 차려 드릴게요. 엄마가 좋아했던 반찬들로만 한가득 담을게요.” 꿈이 요리사인 이양은 오빠와 함께 밥을 차려 먹는데도 익숙하다. 엄마와 함께 했던 초등학교 시절부터 일기를 써온 이양은 중학생이 되어서도 일기를 쓴다. 이양은 “하늘에 계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용기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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