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바라는 세상
너희들이 무얼 알아!
어른들은 10대들이 무얼 잘 모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10대였을 때 품었던 꿈과 야망들이 있었을 텐데, 세월이 지나면서 까마득하게 잊어버린 때문일 것입니다. 기성세대들이 살아왔던 근현대사의 격동의 시절들을 잠깐만 생각해 봐도 그와 같은 망각이 이해가 됩니다. 오래된 옛날과 같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통치와 한국 전쟁, 군부 독재 치하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왔던 일들이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역사기록을 통해서 우리 민족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그 시대의 10대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역사의 현장에서 언제 행동으로 옮겨야 할지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제 때 3.1 독립만세 운동을 했던 유관순 누나, 매년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정하게 된 계기가 된 광주학생독립운동, 419 혁명 때 숨진 남원 금지면 출신의 학생 김주열 열사,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교련복 차림의 학생들이 바로 그들입니다.
우리 역사에서 10대 청소년들이 일어나서 참여하면, 나라에 큰 변화를 일으켰음을 알 수 있고, 최근에 평화적 정권교체를 가져 온 비폭력 촛불집회에서도 이를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에서 416 세월호 사건을 잊지 않겠노라고 촛불집회에 참석한 많은 청소년들을 보았는데, 스스로 참여하기로 결정하여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대견스럽고 기특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겠구나 하는 전망도 하게 됩니다.
학생은 공부나 해!
저와 같은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밥 먹듯이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특히 열심히 공부해서 너 잘되라는 것이지 부모 좋으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라든지 좋은 대학가서 돈 많이 벌고 출세하려면 공부를 잘 하라는 말은 부모로서 자녀를 진정으로 생각해서 하는 매우 현실적인 표현입니다. 가끔씩 제정신이 들 때는 인성교육이 중요하다고 말할 때도 있지만, 막상 자신의 자녀 교육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성적이 중요하다는 현실적인 태도로 순식간에 바뀌게 되는 것도 종종 경험합니다.
그렇지만 과거의 위대한 세계적인 인물들이나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소위 성공한 동시대 사람들의 경우에도, 국어⦁영어⦁수학 공부만 열심히 잘 해서 그렇게 된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많은 위인들은 10대 때 자기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찾았고, 어려움이 있을 지라도 그 뜻을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비록 이전 시대에는 입시위주의 공부가 중요했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공부를 할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우리 지역은 국영수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행복하고 음악, 미술, 체육 등 예체능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고, 그 외에도 봉사활동이나 놀이에 재능이 있고 심지어는 게임을 잘 하는 아이들도 인정받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이런 희망적인 상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학부모들과 교육 당국 뿐 아니라 행정기관도 고민하면서 토론하고, 실현 가능한 의견을 모아 나가야 할 것입니다. 모두 한 마음으로 노력하여 평범한 산골짜기 마을인 순창이 전인교육과 인재양성의 요람이 된다면 먼저는 아이들이 행복해 질것이고 덩달아서 지역도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10대 청소년들 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