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면역력 키우는 노력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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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면역력 키우는 노력 시급하다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6.1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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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에서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지난 2008년 동계면에서 발생한 뒤, 10년가량 이렇다 할 가축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아 스스로 붙였던 청정지역 위상이 깨졌다. 생각해보면 청정지역이라는 말은 양질의 육류를 생산하고 지원해온 축산인과 지자체의 일종의 자부심이었다. 이 자부심을 알아줘서 순창의 가축이 팔릴 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반대로 이번 일로 양계농가의 닭 출하에는 지장이 생겼지만 순창산 소, 돼지 등의 판로까지 조류독감이 발생하지 않은 타 지역보다 막히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래 조류독감과 구제역을 취재하면서 군내에서 사육되는 가축의 면역력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 조류독감의 매개가 철새라는데 철새가 집단 폐사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산에서 발견한 멧돼지나 고라니 사체에서 구제역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얘기도 없었다. 두 가축 질병이 사육되는 동물에만 해당된다는 얘기이고 야생 가금류와 우제류의 면역력이 가축보다 훨씬 좋다는 의미다.
적자생존이니 당연하다. 제한된 공간에서 함께 자랄 수밖에 없는 가축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은 맞다. 그런데 전염병을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허약한 동물이 사람에 얼마나 이로울지는 모르겠다.
아파트에서 사는 아이보다 흙에서 뛰노는 아이가 튼튼한 이유는 운동량에서 비롯된 면역력이 좋기 때문이다. 젊은이가 잠시 앓다 낫는 감기도 노인에게는 폐렴으로 진행되는 일이 흔하다. 사람은 같은 병이라도 체력과 면역력에 따라 금방 낫거나 더 중한 병을 앓게 되는데 가축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가축의 면역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병나기 전 백신 주사 놓고 약 처방하는 정도로는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질병을 막을 수 없다. 바이러스가 더 고약하게 진화해 백신이 소용없어졌을 때는 가축 스스로 이겨내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갈등이 생긴다. 많이 움직인 동물은 아무래도 육질이 질겨지니 사람 입맛, 구체적으로는 한국인 입맛에 맞지 않게 된다. 밀식 사육환경을 바꿔야 하는데 정부에서는 대규모 사육을 장려하고 지자체와 주민들은 이를 우려한다. 상단수 농장주는 먹이를 바꾸는 것이 가축에 굉장히 예민할 뿐더러 일은 일대로 힘들고 수익성 떨어진다며 망설인다.
지난 2011년 구제역 대란 당시 호남 지역은 구제역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기관에서는 방역의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전반적으로는 그저 운이 좋았다고 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방역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당시 상황은 순창에서 구제역이 발생해도 하나 이상할 게 없었다.
건강한 고기가 몸에 더 좋다는 것을 잘 아는 우리가 키우는 가축의 면역에 소홀했던 결과가 가축전염병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때다. 방역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튼튼한 가축을 기르기 위한 제도정비가 필요하다. 능력 이상으로 많은 가축을 키우려 한 욕심들이 모여 밀식 사육환경과 면역력이 떨어져 병에 걸리면 회복하지 못하는 가축을 양산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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