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찰벼’ 계약재배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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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진찰벼’ 계약재배 실효성 논란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1.02.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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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 협 찰벼다량확보로 가격주도권 쥘터, 농 가 가격변동 크고 병충해 피해 우려

순창농협 제1차 임시총회가 지난 30일 끝난 가운데 임시총회에서 통과된 동진찰벼 계약재배의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순창농협은 내년 계약재배를 하는 벼 가운데 50%인 7만5000가마를 동진찰벼로 하자는 안을 제시했고 대의원들은 거수투표를 통해 이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찰벼 계약재배는 내년이 처음인데다 가격변동이 심한 탓에 수매가격을 제대로 예측할 수 없어 비율을 줄이자는 의견도 상당수 나왔다. 특히 일반 벼보다 재배가 까다로워 올해 같은 기후조건에서는 경우에 따라 소득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임시총회를 끝내고 강당을 빠져나오는 대의원들 가운데서는 막상 손들어 찬성했어도 얼마나 할 수 있겠냐는 식의 대화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이미 동진찰벼를 재배한 적이 있는 주모(71ㆍ팔덕 월곡)씨는 “내가 했던 동진찰벼는 작년에 5만원(조곡 40키로그램)도 못 받았다. 가격에서 맵쌀과 별 차이도 없는 것을 그렇게 많이 하면 값만 더 떨어지기 때문에 수량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순창농협은 가격 문제에 대해 다량의 찰벼를 확보해서 가격경쟁력을 먼저 챙기겠다는 입장이다. 양준섭 경제상무는 임시총회에서 “찰벼 가격의 변동 폭을 줄이려면 일단 수량이 많아야 한다. 농협이 주도권을 쥐고 가격경쟁에 응하면 동진찰벼는 충분히 승산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단위 계약재배를 통해 찰벼 선진지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농협의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광희 순창군농민회 정책실장은 “찹쌀은 그 수량(생산ㆍ유통량)이 적다보니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투기성 자본의 농간이 먹혀든다. 가격에 대한 확신이 적은데다 동진찰벼는 도열병에 약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아 농민들이 수량을 적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진찰벼는 올해 공공비축용으로 재배한 호품벼와 비교해 소출량에서는 근소하게 뒤지지만 맛은 좋기로 유명하다. 잎도열병에 약해 병에 걸릴 경우 그 피해가 심한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즉 값이 좋고 기후와 병충해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 찰벼를 재배하는 편이 훨씬 좋다. 반대로 그만큼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적은 소득이나마 소중한 농민에게는 이미 다년간 수확량이 검증되고 공공비축미 등 판로가 확실한 일반 벼를 재배하는 이유가 된다.

한 농민은 “찹쌀은 보관만 잘 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더 좋아진다. 올해 재배를 해도 농민들이 맛을 따진다면 보관하고 있다가 값이 좋을 때 파는 것이 이익일 수 있다”며 순창농협이 목표로 한 동진찰벼 7만5000가마를 채우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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