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10)/ “스카이를 미끼로 쓰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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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10)/ “스카이를 미끼로 쓰는거야”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7.07.1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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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10화

맹자는 눈앞에 둥근 드럼통을 발견했다. 꼭 미니 풀장처럼 생긴 것이 안에는 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그냥 물이 아니었다. 냄새가 지독한 물이었다. 버린 기름을 담아놓는 드럼통이었다. 맹자는 반짝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순자야 주위에서 긴 나무막대기를 찾아봐.”
“왜, 막대기 들고 싸우려고?”
순자는 어안이 벙벙한 듯 되물었다.
“까불지 말고 찾기나 해.”
순자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사이, 맹자는 가방에서 소시지를 꺼냈다. 순자는 길고 얇은 철 막대기를 하나 들고 왔다. 맹자는 철 막대기 끝에다 소시지를 끼웠다.
스카이가 맹자가 있는 쪽으로 찾아왔다. 맹자는 스카이 몸에도 소시지를 문질렀다. 냄새가 팍팍 풍기도록…….
“왜 더럽게 소시지를 스카이 몸에 문질러?”
순자는 짜증 섞인 목소리를 냈다.
“가만있어 봐. 슈퍼번개는 소시지를 좋아하니까 달려들 거야. 이 소시지는 호동이 녀석이 슈퍼번개에게 주는 먹이와 같은 거야. 스카이를 미끼로 쓰는 거야.”
“말도 안 돼! 스카이가 물리면 어떡해.”
“애는 안 아프니까 상관없잖아.”
“고장 난단 말이야.”
순자는 약간 울먹였다.
“잘못되면 아빠가 고쳐주겠지.”
맹자는 스카이를 안고 드럼통 근처에 있는 대형 냉장고 위에 올려놓았다. 만약 슈퍼번개가 스카이를 쫓아와서 뛰어내린다면 드럼통에 빠질 만한 거리였다. 운이 좋으면 말이다. 맹자는 소시지가 달린 쇠막대기를 드럼통에 걸쳐놓고 뒤로 물러났다.
엄마 시추가 대형 냉장고 위로 뛰어다니며 도망 다녔다. 슈퍼번개도 냉장고 위로 올라와 엄마 시추를 쫓았다. 그러다 스카이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냄새를 맡았는지 코를 끙끙거렸다. 양다리를 힘차게 저으며 스카이에게 달려들었다.
“스카이 돌아와!”
맹자가 조작키를 눌렀다. 스카이는 깡충거리며 냉장고 위를 뛰어왔다. 몇 개의 대형 냉장고를 순식간에 뛰어넘어온 슈퍼번개에게 금방이라도 잡힐 것 같았다. 슈퍼번개가 덮치는 순간, 스카이가 냉장고 끝에서 헛발을 짚으며 아래로 떨어졌다. 슈퍼번개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드럼통 위에 떠있는, 맛있는 냄새를 팍팍 풍기는 소시지를 향해 몸을 날렸다. 나이스 캐치!(nice catch), 소시지를 무는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그만 드럼통에 풍덩, 빠져버렸다. 곧이어 사나운 짐승이 덫에 걸려 울부짖는 소리가 재활용 센터에 울려 퍼졌다. 맹자는 스카이가 떨어진 곳으로 잽싸게 달려갔다. 스카이는 넘어진 채 발만 동동거렸다. 맹자는 스카이를 안고 두리번거리며 도망갈 길을 찾았다.
그때 창고 뒷문에서 인기척이 났다. 슈퍼번개가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는지 호동이가 큰 소리로 불러댔다. 맹자와 순자는 일단 헤드랜턴을 끄고 몸을 낮추어 울타리 쪽으로 움직였다. 울타리는 높지 않아서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었다. 그 너머엔 야트막한 뒷산이 둘러섰다. 맹자는 순자가 울타리를 넘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둘은 비탈진 산길을 조금씩 올라갔다. 산길을 돌아서 창고 입구 쪽으로 가다가, 수풀에서 강아지가 구슬프게 우는 소리가 들었다. 끙끙거리는 소리도 뒤섞여 있었다.
“오빠, 혹시 떠돌이 개들이 아닐까?”
“그런 것 같은데. 가보자.”
맹자는 스카이를 품에 안고 조심스럽게 수풀을 헤치며 떠돌이 개들이 있는 곳까지 갔다. 엄마 시추가 쓰러져 있었다. 그 옆에 시추 강아지 두 마리가 엄마 시추의 몸을 핥으며 구슬픈 소리를 냈다. 맹자는 스카이를 땅에 내려놓았다. 스카이는 앞발 하나를 절뚝거리며 걸어갔다. 대형 냉장고에서 떨어질 때 앞발에 금이 간 모양이었다. 스카이가 다가서자 두 시추 강아지가 이빨을 드러냈다. 꼬리를 곧추세우고 으르렁거렸다. 스카이는 곧바로 몸을 낮추어 엎드렸다. 맹자도 뒤이어서 살금살금 다가갔다. 예전에 집에서 어린 시추를 키우면서 훈련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일단 무릎을 꿇고 앉아서 시추 강아지들을 향해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해치지 않아. 도와주려고 그래.”
맹자는 갤럭시 노트를 수풀에 내려놓고, 손뼉을 가볍게 치면서 손등을 내밀었다. 엄마 시추가 몸을 일으켜 세우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으르렁거렸다. 털북숭이 몸엔 긁힌 상처와 빨간 피가 보였다. 맹자는 더는 다가설 수 없었다. 괜히 다가갔다가 오히려 물릴 것만 같았다. 제자리에서 주저주저했다.
스카이의 머릿속에서 전기신호가 회로판을 돌았다.

현재 상황 : 개들의 위협? … 경고? … 단지 조심? … 도움?
대응 방법 : 기억된 정보 되찾아보기  

  
  갤럭시 노트에 스카이가 저장하고 있는 동영상이 나왔다. 맹자는 화면을 보면서 스카이가 찾고 있는 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스카이를 향해 고개를 끄떡였다. 맹자는 갤럭시 노트 화면을 엄마 시추에게 보여주었다. 어제 순자가 시추 강아지에게 쫓기다 넘어져 다쳤을 때, 엄마는 순자의 다친 손을 소독하고, 후시딘 연고를 발라주었다. 그리고 붕대를 정성스럽게 감아주었다. 지금 그 모습이 재생되었다.
 엄마 시추는 으르렁거리다 점점 소리가 약해졌다. 끙끙거리며 영상을 차분히 지켜봤다. 눈빛도 한결 부드러워졌다. 두 눈망울에 눈물마저 맺혔다.
 맹자는 엄마 시추의 모습에 잠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동영상이 그렇게 감동적인 건지, 아니면 엄마 시추의 눈에 뭐가 들어가서 따가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도와주려고 그러는 거야. 믿어줘.”
 맹자는 다시 한 번 부드럽게 말을 건네고 엄마 시추에게 다가갔다. 용기를 내서 엄마 시추를 안았다. 순자는 수풀 뒤에 숨어 있다가 몸을 드러냈다. 절뚝거리는 스카이를 안고는 오빠 뒤를 따랐다. 두 시추 강아지도 그들 뒤를 따라왔다.       <2주 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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