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로봇개(12)/뺀질이와 빤질이? 깔끔이와 깜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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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12)/뺀질이와 빤질이? 깔끔이와 깜찍이!
  • 김재석 귀농작가
  • 승인 2017.08.10 13: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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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로봇개 스카이(Sky)’ 12화

예전에 시추 강아지를 키울 때도 그랬다. 왜 강아지들은 비누 냄새보다는 똥 냄새를 더 좋아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정말 개들끼리 만나면 엉덩이부터 핥으니 말이다. 맹자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애들도 이름 지어주자. 그냥 시추 강아지라고 부르기는 좀 그렇지? 음, …… 한 마리는 좀 뺀질대는 것 같아. 뺀질이. 그리고 다른 한 마리는 빤질이. 쟤 얼굴 들고 빤히 쳐다보는 것 봐. 그치?”
맹자는 두 강아지가 노는 모습을 보고 이름을 지었다.
“이름이 뭐 그래. 꼭 오빠 친구들 이름 같아. 뺀질이하고 빤질이 하고 잘 놀잖아.”
순자는 한 방 먹인 듯이 쿡쿡, 웃었다.
“이게, 그럼 니가 한 번 지어봐.”
맹자는 주먹이 올라갔다가 슬며시 내려왔다. 인정한다며 같이 낄낄, 웃었다.
“한 마리는 털이 갈색이고 저 애는 검은색이 많잖아. 갈색은 깔끔이, 검은색은 깜찍이 어때?”
순자는 털 색깔에 어울리는 귀여운 이름을 지었다.
“치, 원래 깔끔한 체하는 애들이 뺀질하고, 깜찍한 애들이 빤질거리는 거야.”
맹자는 이름이 거기서 거기라며 대꾸했다.
“가만히 좀 있어. 씻게. 깔끔이, 깜찍이.”
순자는 이미 이름을 결정했다는 듯 명령했다.
그때 스카이가 바비인형을 물고 절뚝거리며 목욕탕으로 들어왔다.
“너, 어디서 그런 더러운 인형을 물고 오는 거야. 그것까지 씻어 줄 시간 없어. 애들도 말썽인데. 엄마가 언제 올지 모른단 말이야.”
맹자는 스카이를 나무라면서 입에 물고 있는 인형을 뺏었다. 그리고 휴지통 뚜껑을 열고 낡은 인형을 꾸겨 넣었다.
다음날, 샛별 전자의 인공지능 로봇 연구소. 정 연구원이 스카이 앞다리를 고쳐서 공 박사에게 내밀었다.
“다른 곳은 고장 난 데가 없지?”
공 박사는 스카이를 살펴보며 정 연구원에게 물었다.
“예, 앞쪽 다리에 나사 쪼이는 부분만 금이 가서 새 다리로 바꿨습니다.”
정 연구원은 금이 간 앞 다리를 들고 히죽, 웃었다.
“공 박사님, 스카이가 제법인데요.”
맞은편 벽면에 설치된 스크린 화면을 보고 있던 이 박사가 말했다.
스카이 아랫배에 연결된 통신케이블을 통해 흘러나온 정보가 스크린 모니터에 나타났다. 스카이가 공 박사네로 입양되고 나서 찍은 비디오와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정보를 찾은 흔적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정말 장난감하고는 차원이 다른데요. 스스로 보고 생각하려고 했어요.”
공 박사는 스카이가 맹자와 순자와 함께 떠돌이 개를 구하는 영상을 구경했다.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뭐랄까, 사람과 애완동물을 이어주는 그런 역할을 할 것 같은데…….”
공 박사는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묵직하게 말했다.
“애완동물처럼 먹고 똥 싸고, 어리광도 부리고 귀여운 짓도 하고, 때로는 화가 나서 화풀이도 하고, 눈물을 보이거나 하지는 못하겠죠.”
정 연구원은 개 흉내를 내며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혹시 스카이가 나중에 난 누구지? 그러는 거 아닌가. 으하하.”
이 박사가 왈가닥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튼, 계속 지켜봐야겠어. 어떤 상품으로 만들면 좋을지도 고민해 보고 말이야. 그리고 스카이에게 위치추적장치(GPS)를 몸속에 달아주지. 혹시 잃어버릴지도 모르니까.”
공 박사는 정 연구원에게 지시했다.
“옙, 분부 받잡겠습니다.”
정 연구원은 식은 죽 먹기라는 듯 가뿐하게 대답했다.
공 박사는 스카이를 두 손으로 집어 들고 요리조리 살폈다. 앞으로 어떤 로봇애완견들이 나올까? 분명 더 성능이 나아질 것이다. 그러면 정말 애완동물들은 어떻게 될까? 스카이가 그의 손끝에서 고개를 끼우뚱했다. 공 박사는 그저 차갑게만 느껴지는 금속성 로봇이 아이들과 재미있게 노는 장면들이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마음 한편에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떠돌이 개들이 생길지 모르겠다는 염려도 들었다. 로봇개가 애완동물을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 어떨까? 스카이가 또 하나의 숙제를 던져준 것 같았다.            <2주 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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