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순창군 8ㆍ15 체육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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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순창군 8ㆍ15 체육대회’
  • 조진 향우
  • 승인 2017.08.1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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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 (전주ㆍ순창읍 남계 출신)

지난 1960~70년대에는 우리 순창에서 설과 추석을 빼고, 가장 큰 행사는 8ㆍ15 경축 체육대회 였다고 기억된다. 물론 명절 때 새 옷도 입고 세뱃돈도 타는 즐거움이야 말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온 군민이 하나가 되고 경향각지에서 찾아온 출향인까지 합세하여 치렀던 체육대회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다.
해방을 기념하여 8ㆍ15 광복절에 거행된 체육대회는 그야말로 순창군의 큰잔치였다. 만국기가 펄럭이는 운동장 주위에는 수십개 대형 천막이 세워졌고, 음식점을 비롯해 온갖 잡상인들로 시장을 방불케 했다. 요즘 유행하는 풍물시장 못지않았다. 축구, 배구, 달리기, 싸이클(자전거), 씨름 등 순창면(읍) 기득권(?), 부정선수 시비가 잦았지만 온 군민이 함께 하는 가장 큰 행사였다.
예선 경기부터 결승 경기까지 치르며 2~3일 계속 되었던 군민잔치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경기는 싸이클 경기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처럼 자전거가 가볍고 비싼 것이 아니고 신사용(?) 자전거에서 짐 싣는 뒷자리 등 군더더기를 떼고 가볍게 개조한 자전거였다. 포장 되지 않은 순창농고 운동장을 20 바퀴 도는 경기였는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참가한 선수들 면면을 보면 상점 배달 점원들이 주를 이뤘다. 자전거 타는 일이 직업인 힘 좋게 생긴 사람들이었다.
종합 점수로 우승을 가리는데 한 면에서 3종목만 우승하면 종합우승이 보장되었다. 작은 면에서는 3종목 석권이 힘들고 순창면(읍) 인구가 월등히 많다보니 자연 선수층도 활발하여 종합우승은 순창면에서 가장 많이 차지한 것 같다. 각 면별로 잘하는 종목이 있는데 축구는 동계면이 싸이클은 순창면이 매년 우승했던 것 같다. 종합우승은 송아지 한 마리를 부상으로 주었다. 고향을 떠나 객지생활 하면서 직장 동료들에게 어린 시절 고향에서 열린 8ㆍ15 체육대회를 자랑 하다보면, 전국 어느 마을에서나 우리 순창과 흡사한 체육대회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은 전국 몇몇 곳에 간신히 명맥을 이어 가고 있지만.
8ㆍ15 체육대회. 당시 급변하는 동아시아 정세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우리 민족은 잡초처럼 일어나 1945년 8월 15일 해방되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도 잠시, 남북이 분단되어 지금까지 통일은 되지 못하고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괌에 발사하겠다고 엄포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북-미간 ‘치킨게임’으로 국민은 불안하다. 시국이 어수선 하다 보니 60~70년대 그 화려했던 ‘순창군 8ㆍ15 체육대회’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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