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은 앞에 오는 어떤 단어와 결합하면 ‘심’으로 써야
“젊은 사람이 그렇게 팔힘이 약해서야. 이리 줘 내가 들게!”, “한국 사람은 밥심으로 사는 거야! 더구나 오늘 힘쓸 일도 많으니 든든히 먹어두게나”, 이렇게 흔히 팔의 힘을 ‘팔힘’, 밥 먹고 내는 힘을 ‘밥심’이라고 하는데 ‘팔힘/팔심’, ‘밥힘/밥심’ 중 어떤 것이 옳은 표현일까?
우리말에는 ‘힘’이 ‘심’으로 표현된 말이 많다. 예부터 ‘힘’과 더불어 ‘심’을 많이 사용해왔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아직 ‘힘’과 함께 ‘심’을 함께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국립국어원의 풀이를 참고하면 ‘뒷심, 뱃심’ 등과 마찬가지로, ‘팔+힘’, ‘밥+힘’의 구성으로 결합한 말이 음운 변화를 거친 형태로 쓰이고 또 발음도 그렇게 나므로, 이를 인정해 ‘팔심’과 '밥심'으로 쓰도록 하고 있다.
쉽게 말해 우리말에 ‘힘’은 앞에 오는 어떤 단어와 결합하면 ‘심’으로 바뀌게 된다고 생각하면 간단하다. 따라서 ‘밥힘’이 아니라 ‘밥심’, ‘팔힘’이 아니라 ‘팔심’이라고 해야 바른말이다.
그런데 ‘팔힘 기르기 운동법’ 대신 ‘팔심 기르기 운동법’이라고 하면 어쩐지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어쨌든 ‘팔힘’이 아니라 ‘팔심’이다. 마찬가지로 주먹으로 때리거나 쥐는 힘, 주먹의 힘을 이야기할 때도 ‘주먹힘’이 아니라 ‘주먹심’으로 써야 맞다.
또 말을 잘 하는 사람에게는 ‘입힘’ 대신 ‘입심’을 써야 한다. “입심이 세서 말로는 당할 수가 없다. 회의 도중 입심으로 밀어붙여서 양보를 하고 말았다”처럼 표현한다. 물론 ‘말하는 솜씨나 힘’을 뜻하는 ‘입담’을 써서 “입담이 세다”라고도 한다.
이 외에 다리의 힘은 ‘다릿심’, 남이 뒤에서 도와주는 힘은 ‘뒷심’, 주로 하반신으로 쓰는 힘은 ‘아랫심’, 허리의 힘은 ‘허릿심’, 염치나 두려움이 없이 조금도 굽히지 않고 제 고집대로 버티어 내는 힘은 ‘뱃심’, 모든 육체적 활동의 바탕이 되며 몹시 어려운 처지를 이겨 나가려고 할 때 쓰는 힘을 ‘뼛심’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