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적폐는 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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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적폐는 관행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08.3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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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아직도 ‘이럴 거면 차라리 관선 때가 낫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들려온다. 1987년 6월 항쟁을 치르고, 1990년대초 지방자치를 부활하면서 참 말이 많았다. 당시 정치권은 시골은 미덥지 못하고 도시는 그럴듯한 사람들이 몰려있어 권력을 나누는 것이 불안하고 못마땅했다. 실제로 일부 지역 졸부, 무늬만 기자, 놈팡이 정치인들이 득세하기도 했고, 그 일부는 20년 넘게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특별시를 비롯한 대도시, 광역자치단체의 모습도 딱히 모범적이지는 않다. 법원, 세무서 없는 농촌지역에는 있을 수 없는 변호사, 전문가들이 많아 지방보다는 훨씬 나아보이지만, 대도시 지식인들이 혹 지역을 폄훼하기보다는 앞장서 도와야 하고 돕기도 한다.
행정 주도 사고방식은 읍면동 생활권이 아닌 시군구 자치로 시작했다. 당시 행정 관료들과 정치인들의 선택으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작은 농촌지역 자치단체장 자리를 서기관 정도로 본 것 같다. 실제로 초기 기초자치단체(시군구) 의원과 단체장의 상당수가 사무관, 서기관 출신 공무원이었다. 순창도 예외가 아니었다. 민선 초대군수는 당시 내무부 출신 관료였고, 의원 대다수가 공무원 및 정당 당직자였다. 이렇듯 애매하게 부활된 지방자치는 지역 권력의 횡포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만들지 못한 우까지 저질렀다. 자치 권력은 관치 때보다 더 무소불위였다. 군부 관치에 길들여진 관료 권력에 민선 권력이 더해져 극심한 권력 편향과 이권 개입에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인구 3만명을 약간 넘길 때 시작된 자치는 20년을 넘어 3만명을 놓쳤다. 인구 감소는 지연ㆍ학연ㆍ혈연을 더욱 심화시켰다. 인연은 부패한 권력의 방패다. 권력은 종교, 친목회, 동호회 까지 판을 넓혀 줄 세운다. 일부 주민은 스스로 줄서 이권을 챙기려고 눈에 불을 켠다. 인연은 옳고 그름 보다 관계다. 관계를 앞세우면 암묵적 동조만 요구된다. 공공성, 형평성은 아예 기준에서 빠진다. 오로지 권력에 대한 충성도에 따른 이권 배분에만 혈안이다. 수년전 군정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설득하기보다 이해관계가 걸린 지역단체들을 앞세워 여론몰이를 하고, 관제 데모까지 동원해 정치적 공격을 서슴지 않았던 일이 아직 생생하다. 건강한 지역 언론이 없어 적폐가 더욱 심했다.
요즘은 그나마 변했다. 군민 여론을 몽땅 무시하지는 않는다. 폐차장ㆍ도축장ㆍ태양광시설 등의 주거지역과의 거리제한을 완화하려 했던 군이 이를 포기했다. 황숙주 군수는 쌍치면민들에게 태양광시설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군수는 살충제 오염 달걀과 관련한 국무총리의 발언을 소개하며 “공무원은 국방 교육 납세 근로, 4대 의무 외에 설명의 의무가 있다”며 “군민 아닌 사람의 이익을 대변해 본적이 없다. 그래서 내 답변은 맞다 아니다 라고 명쾌”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주민들은 ‘군수의 의지는 명확한데 공무원의 답변은 애매모호하다’는 분위기였다고 한다. 생각해보면 군수 혼자 모든 사안을 결정할 수 없을 테니 공무원의 속셈을 무시할 수 없겠다.
군수는 태양광 사업자는 무연고이고 지역발전과 무관하다는 인식을 내보인다. 담당 공무원은 주민들이 태양광을 하고 싶어 완화를 요구했다고 주장한다. 군수가 아는 외지인을 담당은 모르고, 담당이 아는 주민은 군수가 모를 수 있는가. 여기서 제일 큰 적폐는, 적극적인 의견 수렴 없이 인터넷에 스리슬쩍 공고하고 기간되면 시행하는 공무원의 업무처리 관행이다. 노령 주민이 태반인 지역에서 이장회의 전달사항도 아니고 인터넷 공고로 면피하려는 속셈을 하루빨리 포기해야 한다. 임기가 정해진 군수보다, 2∼30년 재직하는 담당급 이상 공무원들의 그릇된 인식과 입장이 거름장치 없이 군정에 반영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다 철저히 관리하고 광범위하게 소통해야 한다.
그래야 공공성이 구현된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적폐는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선거는 단순히 대표자를 뽑는 과정만이 아니다. 유권자의 표현이다. 혁신 없는 정책으로 지역 발전을 이룰 수 없다. 건강한 주민 여론은 수용하고, 과도하고 편협한 주장은 설득, 설복하는 군정이 보고 싶다. 군민의 생각과 삶이 건강해지도록 울려 퍼지는 풍악소리 만큼 민주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건강한 민주시민이 바른 정치지도자를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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