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다른 자치단체장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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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다른 자치단체장이 보고싶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09.0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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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읍 경천과 관련된 2건의 군청 보도자료를 보니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연상된다.
군은 “경천 내 수초 제거로 깨끗한 하천관리” 제목 아래 “재해예방, 추석 귀성객에 쾌적한 환경 제공” 알리며 “하천관리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름 내내 ‘더러운 물과 지저분한 수초가 가득담긴 어항’ 보듯 답답했던 경천이 깨끗해졌다니 다행이다. 그런데 수년전 ‘생태하천조성사업’으로 수십억 들인 시설들이 제 몫을 못했고, 수중보 가득 지저분했던 수초는 대부분 장마 후 큰물에 떠내려간 것으로 보았는데 홍보라니 뜬금없다.
순창군에 ‘랜드마크’가 생기나보다. 군은 “순창군, 빛과 자연이 어우러진 대표 야간 관광자원 조성” 제목으로 “경천교 5.5m 아치형 조형물 설치, 1.2km 구간 아름다운 빛 감상하며 걷게 만들어”라며, “경천을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다운 산책길로 만들어 군민들이 편안하게 힐링하며 산책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겠다”고 홍보했다. 여름내 지저분(?)했던 경천에 19억 5000만원을 들여 10월경 착공,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인데 “군이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경천교 조형물 설치사업이다. 경천교는 길이 80m의 순창 관문 교량으로 경천변과 조화를 이루도록 유기적 선형과 기능성과 심미성을 갖춘 5.5m 높이 아치형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순창의 심벌과 다양한 빛의 스펙트럼을 통해 순창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레인보우 브릿지를 만들어 군의 랜드마크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고 전한다.
수차례 생태하천조성사업에 100억 훨씬 넘는 돈을 들인 경천은 10년 가까이 ‘부실한 관리’, ‘무성의한 행정’, ‘예산낭비’ 등의 지적이 끈이지 않았다. 경천 산책로 무성한 잡초는 주민들이 눈살을 찌푸린 후 제거되었다. 군이 “유유히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오색조명이 빛나고 있는 순창군의 경천 야경이 눈부시다. 순창군이 경천생태하천 조성사업 일환으로 설치한 가동보에 경관조명을 설치해 경천을 따라 산책길에 나선 주민과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라며 주민까지 동원해 홍보했던 가동보 경관조명시설은 몇 번 가동되지 않았다. 시설 준공 후 관리를 맡은 농어촌공사는 이런 시설이 있는지 몰랐다고 했다. 그런 경천에 또 20억을 들인다니, ‘순창 랜드마크 - 관광자원 확충과 관광객 유입 - 지역경제활성화’을 반대하지 않는다해도 공사기획, 예산책정에 주민들의 의견은 들어나 보았는지 궁금하다.
공교롭게 군이 누리집에 ‘주민참여예산제’를 알리는 공고를 했다.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지방자치단체(군)의 예산편성에 주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행정이 독점적으로 시행해왔던 예산 편성에 주민이 참여함으로써 예산운영의 투명성, 예산사용의 효과성 등을 높이는 목적이 있다. ‘촛불혁명’으로 대두된 참여민주주의, 직접민주주의 이념을 구현하는 데도 큰 의의를 가진다. 1989년 브라질에서 시작된 주민참여예산제도는 국제연합(UN)에서 뽑은 세계 40대 모범 시민제도 중 하나다. 한국에서는 2003년 광주 북구가 최초로 도입했다. 주민참여예산제는 단체장(군수)이 “반드시 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재정(예산) 관련 각종 정보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제공해야 하는 것도 단체장의 몫이다. 주민 위원들이 재정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예산편성에서 제 역할을 하며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무원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공무원이 예산편성과정에 주민 참여가 필수라고 인식하도록 군수가 앞장서야 한다. 그래야 의회도 ‘제 몫이다’며 반대하지 못한다.
군수는 주민들의 실질적 참여를 위해 자치단체장의 권한이었던 예산 편성권을 양보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참여예산에 대한 사후평가를 통해 예산운영의 투명성,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지역발전은 자치단체장의 성공이다. 지역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다. 지방자치의 성공은 주민들의 변화로 시작된다. 지역 발전을 위해, 자치단체장 성공을 위해 예산교육, 공청회, 토론회 등을 통해 정책결정 과정에 주민이 구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과거와 다른 자치단체장이 보고싶다. 주민들도 과거와 다른 자치단체장을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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