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근친교배를 피해가는 생물의 지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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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근친교배를 피해가는 생물의 지혜(2)
  • 류기혁 전 교육원장
  • 승인 2017.09.14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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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류기혁 전 )전북공무원교육원 원장/ 전라북도 복지여성보건국

지렁이 같은 하등 동물은 난소와 정소를 한 몸에 갖고 있는 자웅동체다. 식물이라면 앞에서 말한 양성화인 셈이어서 지렁이가 좋은 예가 되겠다.
지렁이는 제 몸속에 난자 만드는 집이 있고, 정자공장이 있는데 거기서 만든 제 정자와 난자가 수정할까 아니면 귀찮게 짝 찾아 힘들여 교미를 하는 것일까. 역시 오묘하다. 제 사는 굴에서 나와 옆집 친구 지렁이를 찾아가서 청혼하면 반겨 맞아 정자를 교환한다. 다른 개체의 정자를 받아서 정낭이라는 주머니에 가득 채워놓고 주머니 입을 꽉 묶어 닫아두고 익은 난자가 수란관을 타고 나갈 때 주머니를 풀어서 정자를 쏟아 부어 수정을 시킨다. 양성화인 식물은 움직여 짝 못 찾아가니 꿀 선물하고 벌ㆍ나비 다리에 묻혀 꽃가루를 받지만 지렁이는 어정어정 기어가서 딴 놈의 정자를 받는다.
결국 동물도 자가 수정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미물들도 함부로 막살이 하지 않는다는 점에 눈 돌려 봐야한다.
그러면 난소 정소를 다 가질 필요 없지 않느냐는 의문이 남는다. 지렁이 한마리가 어떤 이유로 격리되어 외톨이 되고 아무리 애를 써도 짝을 찾지 못할 때 어쩔 수 없이 자가 수정을 하는 장점이 있다. 하등동물도 근친결혼보다 가능한 다른 형질을 가진 것과 만나는 것이 좋다는 잡종강세를 잘 알고 있다.
사실 사람에게도 유전성을 가진 나쁜 형질이 많다. 단지증(손발에 관절이 하나도 없다), 다지증(육손이), 합지증(손가락끼리 달라붙음), 어린증(피부가 물고기 비늘 덮은 것 같다), 내장역위(창자가 좌우로 바뀜) 등과 같은 눈에 보이는 악성 유전인자도 있지만 색맹, 혈우병, 파키슨병, 치매증 등 수두룩하게 많다. 이런 인자가 어느 가계에 흘러 내려가는 데 근친결혼을 할수록 악성인자끼리 만나 발병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는 것이다.
결혼 조건 중 보통 남자 나이가 여자나이보다 2~3살 위인데 어째서 그런지 이것의 답도 다른 동식물에서 찾아보자.
앞서 말한 양성화의 꽃봉오리에서 암술과 수술 중 어느 것이 어느 쪽이 먼저 성숙한가. 군자란이나 백합을 보면 꽃은 암술 수술이 크기가 커서 쉽게 관찰이 가능하다. 꽃봉오리 벌리기 전에 꽃봉오리를 살짝 찢어보면 먼저 익은 암술머리가 뾰쪽 내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수술들은 꽃가루가 익지 못하고 턱없이 어리다.
이렇게 동식물에서 암컷이 수컷보다 빨리 자라는 성질을 자성성숙이라 한다. 물론 웅성성숙의 예도 있다. 암술을 길게 뻗어 수술과 거리를 두어 자가 수정을 예방한다. 이렇게 식물은 성숙속도를 조절하거나 술의 길이를 다르게 하여 근친결혼을 피한다.
사람을 봐도 여자아이가 조숙하여 보통 초등학교 5학년이면 첫 생리를 하는데 같은 학년의 남학생은 콧물 흘리고, 여자 치마들치고 역시 자성성숙이다.
그런가하면 수송아지가 암컷보다 훨씬 빨리 자라고 덩치가 커서 값이 많이 나가는 웅성성숙의 예가 있다.
닭의 예를 보면, 봄에 깬 닭과 가을에 깬 닭을 섞어 키우면 새끼들이 알을 낳을 때 암탉은 같은 배의 수놈과 교미하지 않고 봄에 깐 오빠 닭과 교접한다는 사실이다. 여대생들이 군대갔다온 복학생 오빠를 찾는 것도 닭과 다를 바가 없다.
동식물이야기에서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보다 나이 많은 남자를 배필로 고르는 것은 생물의 공통된 본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실 외에도 성적으로 성숙되고 튼튼한 유전자를 고르고, 직장이 있어 경제적 여유가 있어 먹고사는데 나이 어린 남자보다 유리하다는 것이 사람에게는 혼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부가 백년해로를 하려면 여자가 남자보다 7~8세가 많아야 하는데도 사실은 반대이니 알고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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