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보물여행(26) 가인 김병로 선생 공부하던 곳 ‘낙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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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보물여행(26) 가인 김병로 선생 공부하던 곳 ‘낙덕정’
  • 황호숙 해설사
  • 승인 2017.09.21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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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떠나는 ‘순창보물여행’

 

▲팔각 단층에 팔각 지붕이 멋스러운 낙덕정은 하서 김인후 선생의 예언에 따라 지어져 가인 김병로 선생이 소년 시절 수학한 곳이다.

54개의 돌계단 오르면 솔숲 반기는 곳
초대 대법원장 소년 시절 숨결 느끼며

 

아침에 올려다 본 하늘이 파랗습니다. 초록색의 나무들이 자기만의 색깔을 짙게 만들어 가고 있는 가을날, 오늘은 복흥으로 순창군 보물찾기 여행을 떠날까 합니다. 복흥은 지난주에 오미자 축제를 열었지요. 워낙 일교차가 커서 이 땅에서 나는 모든 과일과 채소들이 맛이 있어 동 나는디 저는 포도 맛에 푹 빠지지요. 제가 복흥에 아는 사람들이 조금 있는데요. 맛으로 따지자면 할 말 있을 때 제대로 한 방 날리는 매운맛과 어느 단체에서나 빠지지 않고 할 일 하는 짠 맛과 어쩌다 놀러 가면 반가워하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단맛이 어울려 개미가 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금 사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역사 속에서도 위대한 인물들이 많지요. 노사 기정진 선생과 가인 김병로 선생 등 수 많은 인물들을 품어낸 고장이기도 하지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구암사 그리고 백방산 기운이 품어주고 안아주는 들판과 사람들의 모습이 살아 숨 쉬며 복을 일으키고 있지요. 오늘은 그 중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이 소년시절 공부했던 낙덕정으로 떠날까 합니다. 의병운동부터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며 근검절약의 정신으로 귀감이 되신 고장의 인물이십니다. (거시기, 오랜만에 사투리로 한번 써볼까 허는디 괜찮제라 잉!)

 

오늘은 울덜끼리 손에 손잡고 우리 덜 고장의 문화재 한번 공부해 보자고 알겄제잉.
순창에서 태어났든 딴 데서 시집왔든 울덜이 사는 곳은 여그 순창 아닌가뵈. 아이들 보고는 공부하라. 모르는 것 있으면 물어봐라 험시롱 솔직히 울덜은 순창에 대해 알려고도 안하잖여. 시어메들은 어려서 공부 안혔다 손 치더라도 웬만큼 컴퓨터도 암시롱 순창의 역사, 문화에 대해서 모르는 것 투성인디 알아봐야 쓰지 않겄어. 알아야 면장도 헌다고 큰 소리 떵떵 치며 아이들 헌티 조곤조곤 알려주기도 허고 가끔 무식허다는 식으로 쳐다보는 남편헌티 순창의 인물에 대해 똑 부러지게 야그도 허게 말이여! 배워서 넘 준당가?
워메! 다들 아그들 교육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응게 저어그 복흥면에 있는 낙덕정에 가서 큰 인물 나오는 디서 정기도 받고 공부법도 알아보더라구!
여그가 추령천이여. 섬진강의 지류이지. 순창에서 내장사 방면으로 가다보면 가인 김병로 연수관이라는 팻말이 보이는 삼거리가 나오제. 저수지 가기 전 오른쪽으로 쬐깐 다리만 건너면 상송리여. 다들 아는가 모르겄지만 순창은 태극수가 흐르는 곳이여. 즉 서쪽에서 샘솟는 물이 동쪽으로 흐르는 것을 말하는디 인물이 많이 나온다는 땅이지.
안동의 하회마을이 대표적인디 순창에는 복흥의 물과 구림 회문산의 물과 순창 아미산 물들이 모두 태극수라고 허드랑께. 고런데다가 순창 이외의 곳에서 물이 한나도 안 들어오고 오로지 순창에서만 만들어지는 물들로만 사람도 멕이고 곡식도 멕이고 짐승도 멕인 후에 흘러 유등면 오교리 앞에서 만나 섬진강으로 흐르는 겨. 오죽하면 풍수지리의 대가로 불리는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가 경주 강연에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살기 좋은 곳이 어디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순창이라고 했다잖여. 거짓뿌렁 안 보태고 참말이랑께! 워쪄! 순창에서 살면서 아이들 교육시키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제.
올라가보더라고. 54개의 돌계단을 오름시롱 작은 꽃들과 눈 맞추면서 야그도 하더라고! 언덕빼기에 있는 울창한 솔숲들을 봐봐! 소나무의 기상을 닮아 기운이 용솟음치는 것 같지 않아. 가을날 우리 아이들도 데려와서 책도 읽어주고 위대했던 인물들의 이야기도 들려주면서 덕도 쌓고 자연을 즐겨라는 낙덕정(樂德亭)의 이름을 되새겨 보드라고잉. 
낙덕정(樂德亭)은 팔각 단층에 팔각 지붕이 멋스러운디 받치고 있는 기둥마저 둥글어서 보는 사람을 하늘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가 있는 정자여. 거기다가 며느리 서까래를 달아 처마를 길게 빼어내고 문은 반으로 접어 처마의 걸쇠에 올려 매달아 놓으면 둘러싸고 있는 소나무들과 어울려서 겁나게 멋져부러. 앞뒤, 사방팔방 확 트이는 구조로 특이하게 아궁이도 있당께, 새소리 물소리 들으면서 한번 자보고 잡당께, 안 긍가 잉!
동방 18현으로 추앙받는 하서 김인후 선생의 예언에 따라 지어져 가인 김병로 선생이 소년 시절 수학한 것으로 유명하제라. 하서 김인후 선생께서 처가가 있는 쌍치로 낙향하여 훈몽재에서 강학을 하였는디 이곳 낙덕암에서 제자들과 강론과 담소를 즐겼다고 한당께. 당시엔 메기 바위라 불리던 곳이지만 평소 자연을 즐기시는 선생의 인품을 상징하여 정자 이름을 ‘낙덕정’이라 했다는구만. 1900년 광무 4년에 김상기, 김노수 등 그의 후손들이 지은 정자로 전북 문화재자료 72호로 지정되어 있제.
낙덕정의 아름다움만큼 그 문화재에 스며있는 인물들의 고매한 성품도 느끼면 핸드폰 사진 찍어서 순창의 향기를 퍼뜨려 보자고잉. 여그서 보이는 마을이 가인 김병로 선생의 생가 동넨디 싸목싸목 걸어서 가보더라구, 별루 안 걸려. 길 위의 사람이란 김병로 선생의 삶과 말들을 한번 읽어보믄 가심이 통개통개 해질껴. 가기 전 하서 김인후의 자연가 한 소절 이 정자에서 읊어 보드라구.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 산도 절로 물도 절로하니 산수간 나도 절로 / 아마도 절로 삼긴 인생이라 절로절로 늙사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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