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과 제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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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과 제국주의
  • 조남훈 기자
  • 승인 2017.09.2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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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한 모금운동이 한창이다. 매일 아침마다 학교 앞에서, 터미널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건립 모금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 중 가장 바쁜시간을 쪼개 다니는 사람들의 간절함에 조금씩 호응하는 정도가 늘었다.
소녀상 건립추진을 취재하는 기간, 움직이는 사람들이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들은 “그게 되겠냐”며 의구심을 감추지 않았다. 움직이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참여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의 질문은 아니다 싶어 참여했던 단체들을 일부 열거해줬다. 세부의견이 다를지언정 적어도 ‘위안부’ 문제 해결과 일제잔재 청산에 대한 군내 진보-보수의 심정적 동의는 같았다. 소녀상 건립 추진에 성향을 망라한 단체들이 참여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군사적, 경제적으로 남의 나라 또는 후진 민족을 정복하여 큰 나라를 건설하려고 하는 침략주의적 경향.’ 사전은 제국주의의 뜻을 이렇게 정의한다. 결과를 보자. 전 세계에서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3곳이 있으니 미국, 영국, 프랑스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말은 세계 도처에 식민지배하는 영토를 뒀다는 말과 같다. 식인잔치를 할 정도로 야만적인 앵글로색슨족, 영국이 이를 포장하기 위해 ‘신사의 나라’라는 말을 썼다는 점을 기억하자. 수많은 나라와 섬을 점령해 주민을 핍박해온 그 속성이 100년이 지났다고 해서 바뀐 것은 아니다. 일본의 제국주의 역시 위 세 나라와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군사행위를 가능케 하는 내용으로 헌법을 고치고자 중의원 해산을 단행한 아베와 일본의 속성은 당연히 제국주의다. 그 속성은 ‘위안부’ 문제를 비롯해 식민지배 사죄거부와 책임회피로도 드러난다.
‘위안부’ 소녀상을 통해 우리는 제국주의의 민낯을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아이와 여성은 전쟁에서 가장 취약한 존재였다. 인권을 짓밟혔던 ‘위안부’ 할머니들은 전쟁피해자이기에 사죄와 배상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오히려 소녀상을 철거하려는 시도들이 과거 정권에서 있었으니 이는 할머니들이 자국에서도 인권을 유린당하는 것과 같다.
소녀상 건립 추진위원회는 소녀상을 만들면서 ‘위안부’ 문제를 넘어 일제잔재청산까지 함께 공부하며 역사의식을 높여보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 과거와 대화하는 자리가 아직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참 의미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 한 때 친일잔재 청산이 화두로 떠올라 지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전국 곳곳에서 소녀상을 추진하며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들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와 전쟁, 그리고 예속사회를 관통하는 핵심단어가 제국주의다. 제국주의는 전쟁을 낳고 전쟁은 파멸을 초래한다. 소녀상 건립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 평화를 열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제국주의에 대해 한 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말폭탄이 넘치는 사이 정세가 급격히 나빠졌다. 선전포고 정세다. 총성 없는 전쟁이 더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 지배전략을 멈춰야 미국도 안전해진다. ‘평화의 소녀상’에 그 염원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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