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복지질/ 이 근심덩어리를 어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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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복지질/ 이 근심덩어리를 어찌해야
  • 정문섭 박사
  • 승인 2017.09.27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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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 마음 심 腹 배 복 之 갈 지 疾 병 질
정문섭이 풀어 쓴 중국의 고사성어 162

이 성어는 가슴이나 배에 생긴 병. 쉽게 치료하기 어려운 질병 또는 해결하기 어려운 근심이나 병폐를 비유하는 말이다. ‘심복지환(心腹之患)’이라고도 한다. 이 성어는 《후한서(後漢書)》 진번전(陳蕃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나라 밖에 도적이 있는 것은 사지(四肢)에 든 병과 같지만, 나라 안의 정치가 잘 다스려지지 않는 것은 가슴이나 배에 생긴 병과 같다.’

중국이 78년 개혁개방을 추진하여 이제는 미국도 유럽도 눈치를 봐야 하는 무시할 수 없는 대국(大國)이 되었다. 하지만 빈부와 도농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대외적으로는 남중국해 등에서 여러 이웃국가들과 무모한 영토분쟁을 벌이는 등 수많을 걱정거리들을 양산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에게 망신을 주어 체면을 구기게 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제일 큰 두통거리이다. 
북한이 서해상에서 연평도 도발과 천안함 사건을 일으키는 바람에 한미군사훈련이 중국의 입 바로 앞 서해상에서 벌어지게 하였다. 더욱이   김정일 시대부터 시작된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이 김정은 체제 이후 잦아지고 기술수준도 더 발전하여 주변국에 큰 심각한 위협을 주고 있다.  이에 국제사회는 이러한 북한의 위협에도 중국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유엔의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북한과 이웃한 대국으로서 유일하게 북한을 제어할 수 있는 능력과 수단이 있음에도 그대로 방치하여 동북아지역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게 하였다고 비난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 민심도 북한이 이제는 우방이 아닌 골칫거리라며 걱정하는 가운데, 이제는 북한의 미사일이 한국·미국·일본을 겨냥할 뿐만 아니라 중국도 겨냥할 것이라는 역설도 설득력이 있는 상황이 되었다.  
중국은 자기들 눈앞의 위협이 별거 아닌 것으로 여겨 소홀히 방치하였다가 이제는 동북지역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도 생겼다. 국제사회의 많은 비난여론을 어정쩡하게 바라보며 유엔에서 강한 제제는 도외시하고 솜방망이 제제에만 동의하는 중국, 왜 압록강의 송유관을 차단하는 적극적인 대책에 왜 나서지 않은가? 중국이 해야 할 일도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우리나라의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해 동맹국인 미국과 사드를 배치하는데 왜 중국은 치사하고 유치하게 경제보복이나 하는가?
  중국은 동북지역(만주)의 골칫거리와 근심이 바로 북한의 핵실험이며 미사일 도발임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춘추시대 오(吳)나라 왕 합려(闔閭)는 월(越)나라 왕 구천(勾踐)과 싸우다 손가락에 상처를 이었고 이것이 도져 죽었다. 왕위에 오른 아들 부차(夫差)는 실력을 키워 월나라를 정벌함으로써 아버지의 원한을 갚았다. 싸움에 패한 구천은 나라를 바치고 스스로 오나라의 신하가 되기를 청했다. 이에 오자서가 간했다. 
“월왕의 사람됨은 고통을 잘 견디어내는 점이 있습니다. 이때에 없애지 않으면 후일에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부차는 듣지 않고 월과 화친했다. 5년 후 부차가 북쪽의 제를 치려했다. 이때 오자서가 나섰다.
“구천이 식사 때에 두 가지 나물을 놓지 못하게 하고, 죽은 병사를 조문하며 아픈 병사를 위문하는 것은 다 뒷날 요긴 할 때 써 먹으려는 뜻이 있습니다. 구천이 죽지 않는 한 반드시 오나라는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 오나라의 옆에 월나라가 있다는 사실은 마치 사람에게 속병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제 월나라의 일을 처리하지 않고 제나라를 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된 처사입니다.”
그러나 부차는 듣지 않고 제나라를 쳐 크게 이겼다. 이후 부차는 오자서의 계책을 멀리하였다. 4년이 지난 후 부차가 다시 제나라를 치려고 하였다. 이때 구천이 군사를 이끌고 오나라를 도우겠다 하며 오나라 태제 백비에게 뇌물을 바쳤다. 백비가 오왕 부차에게 구천을 칭찬하고 두둔하니 부차가 이를 믿었다. 이때 오자서가 나서 다시 간했다. 
“제나라는 우리에게 쓸모없는 자갈밭과 마찬가지이니 쳐서 이긴다 한들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그러나 월나라는 우리에게 가슴이나 배에 생긴 질병과 같은 존재입니다. 땅이 서로 인접해 있을 뿐 아니라 우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복종하는 것은 제나라를 치는 것을 도움으로써 우리를 노리는 것입니다. 월을 멸해 후환을 없애지 않고 도리어 제를 공격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입니다. 나중에 크게 후회하셔도 소용없습니다.”
그러나 부차는 오자서의 간언을 듣지 않았고, 결국 오나라는 나중에 월나라에게 멸망당하고 말았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적폐청산’을 계속 부르짖으며 서두르고 있다. 지금 전 정권들이 남겨 놓은 수많은 병폐와 걱정거리들이 적시되어가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걱정스러운 심복지질이 바로 ‘4대강 사업’인 것 같다. 
각종 언론 매체들은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세금을 쏟아 부어 만든 이 거대한 토목공사가 예비타당성조사와 환경영향 평가 등을 생략하거나 제대로 하지도 않았고 부실하게 설계하고 단기간에 졸속으로 시공하는 바람에 이 보들이 언젠가는 무너질 것 같은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대서특필하고 있다. 또한 일부 교수들과 정치가들이 앞 다투어 환경파괴, 녹조증가, 물고기 폐사, 물 밑바닥의 오염, 농업용수 활용가능성 미미 등 수많은 문제점들을 봇물처럼 들추어내어 재평가와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예 보를 헐어 버리는 것이 향후 유지관리비용보다 더 싸게 먹힌다고 주장한다. 또 어떤 단체는 당시 이 사업을 적극 찬동해온 관료와 학자들의 명단을 만들어 놓고 지금의 의견은 어떠냐고 묻고 있다. 
도대체 어쩌자는 것인지 국민들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이 사업이 끝난 지 5년여가 지났는데 이제 와서 계속 문제점을 들추어내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하는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보 상시개방과 사업의 재평가를 위해 정책감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물론 정권이 바뀌었다하여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4대강 사업이 무조건 잘못된 것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사업은 처음 시작 때부터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가 드러나고 있는 것들이 사실로 보여 향후에도 걱정과 근심이 끊이지 않을 심복지질로 전락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조사 → 합리적이고 타당성 있는 재평가 → 엄밀한 공과(功過) 구분 → 분명한 책임소재 규명 → 현실에 맞는 지혜로운 장단기대책 마련과 적극 시행이 바로 국민들의 근심과 걱정을 덜어 줄 수 있는 첩경이라고 본다. 

글 : 정문섭 박사
     적성 고원 출신
     육군사관학교 31기
     중국농업대 박사
     전) 농식품부 고위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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