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순창 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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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순창 청소년
  • 서보연 독자
  • 승인 2017.09.27 16:4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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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보연 순창평화의소녀상건립추진 실무의원

집, 거리, 사람들의 모습까지 모두 비슷한 도시 ‘노름’(Norm) 이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웃을 줄도, 울 줄도, 꿈 꿀 줄도 모른다.
그러나 그 중에 단 한명 작은 소녀, 소피헨 만은 겉모습도, 생각도, 감정도 독특하다. 소피헨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빨간 색깔의 튀는 올림머리를 하고, 지금의 상황과는 다른 꿈을 꾸는 것을 즐길 줄 안다. 노름시의 사람들은 소피헨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는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소피헨은 자신 만의 꿈나라에 빠져들어 길을 잃어버린다. 길을 헤매다가 발견한 이상한 현관문. 소피헨이 조심스럽게 그 문을 열자 신비한 정원이 나타난다. 페루의 무지개산 ‘비니쿤카(Vinicunca)’를 닮은 형형색색의 색모래 사막, 제주의 곶자왈을 닮은 기이한 숲, 공간이동을 할 수 있는 움직이는 현관문이 있는 환상적이고도 신비한 망각의 정원. 그리고 그 안의 더 이상한 사람들 - 몽유병에 걸린 어린 왕, 머리에서 꽃이 자라는 꽃무늬 부인, 멋진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못생긴 울보 감자, 겉모습은 아름답지만 제 멋대로 행동하는 광대나비… 소피헨은 점점 더 이 신기한 나라, “망각의 정원”이 좋아진다.
우리에게 <모모>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미하엘 엔데는 그의 유고작, <망각의 정원>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다른 사람에게 이상하게 보이더라도 계속해서 꿈을 꾸는 것, 어려움 가운데서도 친구를 소중히 여기고 기억하는 것, 자신이 못나 보여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그 눈물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가 될 수도 있다는 것, 가끔은 이방인, 천방지축같이 자신이 느껴질 지라도 자기만의 색깔과 자기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것.
2017년 현재 국제법상으로 242개의 나라(UN 회원국 193개)에  75억 1484만 7334명의 사람이 있다. 그 중 나와 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만의 색다름과 가치를 찾는 시기인 청소년기는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본격적인 질문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하지만 화이트의 ‘네모난 꿈’의 노래 가사처럼 네모난 건물, 네모난 신문, 네모난 성적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노름’시와 닮은 지금의 세상과 학급에서 청소년들은 “자아정체감” 형성에 꼭 필요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다른 이들에게 하고 있는가? 그 질문의 답변을 듣고 있는가?
얼마 전 순창고등학교 학생들이 작은 소녀상을 학교 안에 세우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은 소녀상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 문제 해결을 위해 고등학생들이 주최가 되어 239명의 할머니와 손잡는 239개의 작은 소녀상을 학교 안에 세우는 운동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143개 학교에서 건립되었고 앞으로의 건립이 확정되었다.
지난 6월 9일 순창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순창고등학교 평화의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고, 모금운동을 하여 목표 모금액 100만원을 달성했다. 10월 안에 132번째의 작은 소녀상이 순창고등학교 안에 세워진다. 학교와 학원 수업으로도 바쁜 친구들이 우리나라의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나아가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며 순창청소년에 대한 걱정을 조금은 덜어내도 괜찮겠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순창의 청소년들은 용기를 냈다. 그들은 자기다움을 만들고, 친구들과 함께 손을 잡고 사회운동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행동한 청소년을 뒤이어 우리 어른들도 12월 10일 순창 안에 평화의소녀상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당, 고향, 성별, 종교 등으로 나뉘지 않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이름아래, 순창군민이라는 이름아래 다 같이 힘을 쏟아 우리 모두의 평화의소녀상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청소년들은 생각보다 더 잘 하고 있었다. 이제 어른들이 잘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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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길 2018-09-05 02:43:54
글자수가 넘어가 다시 글월 씀니다, 뒤늦게라도 조그마한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유등면 정동출신이며 새해 음력 정월대보름날에 (양력 2-3월에 )부모님 기일 임니다, 그때 나갈것임니다,순창에서 만나뵙고 전달했으면 싶습니다, 이-메일 주소와 전화, 성함을 주실수 있으실까요?
미국 조지아주 아트란타 거주 770-569-3999 정남길, iminhelper@hanmail.net 상서

정남길 2018-09-05 02:29:47
평화의 소녀상건립을 순창고등학교 학생들이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추진했다는 소식에 눈물겹도록 고맙고 고향 후배들의 민족의식과 한국인의 얼을 오히려 어른들을 일깨워지도록 선도적인 역활을 했다는것이 더욱 값진일이며 어른으로서 부끄럽기까지 함니다,
멀리 미국에 살다보니 그 뜻있는 감격스러움에 동참하지못하고 뒤늦게 소식을 듣음에 앞으로라도 동상사후관리에 어떤 비용이 필요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조그마한 힘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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