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친구여 고향에서 함께 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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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친구여 고향에서 함께 사세
  • 조진 향우
  • 승인 2017.10.1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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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 (전주ㆍ순창읍 남계 출신)

고추잠자리 하늘을 날고
길가에 코스모스 한들거리네.
옥 빚는 귀뚜라미소리 향수가 되어
고향친구 그리워하네.

 
친구여, 가을이 점점 깊어 가나 보네. 하늘에는 뭉게구름이 추억처럼 피어나네.
순창을 고향으로 태어나 유ㆍ소년기를 보낸 우리들. 나이 들어 이제 지치고 고단하고 둔해졌지만 그 시절 아름다운 동심은 지금도 눈에 선하네. 친구여 누군가 그랬지 인연이란 시작할 때 하는 말 이 아니라 끝날 때 하는 말이라고.
고향이라는 인연으로 어린 시절 고향산천을 함께 누비던 정다운 친구야. 자네가 지금은 이역만리 미국에서 살고 있지만, 나는 자네와 함께 했던 그 시절 추억이 지금도 생생하네.
봄이면 언덕에서 삐비 뽑아 먹고 산에서 칡 캐서 먹던 일, 여름철에는 앞 냇가에서 벅수로 고기 잡고 멱 감던 일, 또 소나기 쏟아지고 나면 하늘에 무지개가 걸려서 무지개를 잡으러 귀래정 남산까지 달려갔던 일.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추억이 우리에겐 함께 있었지.
친구여, 힘들겠지만 내려놓으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지네. 또 비우면 다시 채우면 되네. 이제 자식들에게 모두 물려주고 노후생활은 고향 순창에서 하세. 고향 앞 냇가 느티나무 그늘에서 바둑도 두고 어린 시절 함께 올랐던 귀래정에 올라서 회포도 풀어보세.
친구여 보고 싶네. 세월은 아쉬움을 채워주기 위해 기다려주지 않네. 지나간 것은 모두가 그리움이네. 나이 들면 추억을 먹고 산 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우리의 최대 명절 추석이네. 객지에서 사는 고향 사람들이 성묘도 하고 일가친척들도 만나려고 고향 순창은 떠들썩하겠네.
친구여, 수구지심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이제는 모든 것 훌훌 털어버리고 고향에서 흉 되지 않은 농담 안주삼아 술 한 잔하며 고향에서 함께 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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