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한글’… 최고의 과학적 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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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한글’… 최고의 과학적 문자
  • 림양호 기자
  • 승인 2017.10.1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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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6년(세종 28년) 당시 예조판서 정인지는 세종실록 서문에 훈민정음은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고 적었다.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이면 배운다는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것을 기념하기 위한 한글날은 10월 9일이다.

백성들을 위해 만든 ‘훈민정음’

“나랏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우매한 백성들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 이를 딱하게 여기어 새로 28자를 만들었으니, 사람들로 하여금 쉬 익히어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할 뿐이다.”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이유다.
한글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우리 조상들은 사용한 한자는 소리를 내어 하는 말과 쓰인 글이 다르고 우리말을 모두 표현할 수 없었다. 더구나 글자가 어려워 백성들은 쉽게 배울 수가 없었다. 최만리를 비롯한 사대부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세종대왕은 집현전의 학자들과 훈민정음을 만들어 반포했다.
한글은 만든 사람과 글자를 만든 원리, 반포일까지 알려진 세계 유일의 문자이며, 세계의 어느 문자보다도 과학적이고 우수한 문자이다. 유네스코는 1997년, 이 같은 가치를 인정해 “훈민정음 해례본”을 세계 기록 유산으로 지정했다.

유네스코 ‘세종대왕 문맹퇴치상’

유엔 산하의 유네스코(UNESCO)에서 제정한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King Sejong Literacy Prize)’은 1989년에 제정돼 1990년부터 시상하고 있다. 인도, 튀니지, 중국, 페루 등 세계 곳곳의 단체에 문맹 퇴치의 공로로 세종대왕상이 수여됐다.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그리고 2만 달러의 상금이 지급된다.
국제적인 상의 이름에 ‘세종대왕’이 들어간다는 것은 한글이 배우기가 쉬워 문맹률을 낮추는데 큰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한글은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찌아찌아족은 고유한 말이 있지만 문자가 없어 자신들의 말을 기록할 문자를 찾다가 한글을 찌아찌아족의 공식 문자로 선택했다. 또, 태국 라후족, 네팔 체팡족, 남태평양군도 파푸아 족, 볼리비아 아라마야 족 등도 말은 있어도 고유의 문자가 없어 한글을 써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양, ‘ㄱ’

한글은 자음 14자와 모음 10자, 총 24자로 이루어져 있다. 자음은 목 안이나 입 안에서 숨이 나올 때 그 숨이 막혔다가 나오거나 목청ㆍ코ㆍ혀 등과 같은 곳에 닿았다가 나오는 소리다. 모음은 발음할 때 목청이 떨리면서 나오는 소리다.
자음은 소리를 내는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어졌다. ㄱ은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ㄴ은 혀끝이 윗잇몸에 닿는, ㅁ은 입, ㅅ은 이, ㅇ은 목구멍의 모양을 본뜬 것이다.
이 다섯 글자를 기본으로 여기에 획이 더해 나머지 자음들이 만들어졌다. ㄱ에 획이 더해 ㅋ이, ㄴ에 획이 더해져 ㄷ ㅌ이, ㅁ에 획이 더해져 ㅂ ㅍ이, ㅅ에 획이 더해져 ㅈ ㅊ이, ㅇ에 획이 더해져 ㅎ이 탄생했다. 여기에 ㄹ까지 더해져 자음이 완성됐다. 또한 ㄱ을 두 번 써서 ㄲ이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같은 글자를 연달아 써서 ㄸ ㅃ ㅆ ㅉ이 생겨났다.
모음은 하늘, 땅, 사람의 모양을 본뜬 글자다. 하늘의 둥근 모양을 본떠 ㆍ, 땅의 평평한 모양을 본떠 ㅡ, 사람이 서 있는 모양을 본떠 ㅣ가 만들어졌다. 기본자 ㆍ, ㅡ, ㅣ를 서로 조합해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등 다른 모음도 탄생했다. ㅣ와 ㆍ가 합쳐져 ㅏ, ㆍ와 ㅡ가 합쳐져 ㅗ가 되었다. 이렇게 글자에 획을 더하고, 글자와 글자를 잇달아 써서 새로운 글자가 만들어지는 규칙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글에만 있다.

다른 문자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오늘날 지구상에서 사용되는 대표 문자엔 한글, 한자, 로마 문자, 아랍 문자, 인도 문자, 키릴 문자 등이 있다. 이 중 한글 외엔 기원이 확실한 게 거의 없다.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사용된 문자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쐐기 문자이다. 갈대를 꺾어 만든 펜으로 점토판 위에 새긴 문자들의 모양이 마치 한쪽이 뾰족한 삼각형 모양의 쐐기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보이는 사물을 그림으로 그린 그림 문자가 사용되었다. 이집트 사람들은 그림 문자를 이용해 중요한 사건들을 기록했고, 이 기록물은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지중해 동쪽에 살던 페니키아 사람들이 쓰던 문자는 지금의 로마 문자로 발전했다. 로마 문자는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는 문자로 라틴 문자, 알파벳이라고도 한다. 고대 중국에서 만들어진 한자는 모양이 별로 변하지 않아 지금 사용하는 한자와 큰 차이가 없다.
참고 : <통으로 보고 통째로 익히는 통교과서>(글 박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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