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참프레’ 부안공장 답사 ‘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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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참프레’ 부안공장 답사 ‘주선’
  • 조재웅 기자
  • 승인 2017.10.1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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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가공공장 3만ㆍ양계농장 25만평 ‘요구’

투자규모 1908억…“악취ㆍ폐수 괜찮다” ‘주장’

군은 지난 17일, 이기자ㆍ전계수ㆍ정성균ㆍ신정이 의원, 설주원 경제교통과장 및 기업유치 담당 등 공무원, 몇몇 주민 등 30여명의 부안군 소재 (주)참프레 닭고기 가공공장 및 도계장과 양계농장 견학을 주선했다.
이날 차 안에서 설주원 경제교통과장은 “참프레에서 (가공)공장만 투자 하면 두말 할 것 없이 유치를 하겠지만 양계농장도 투자를 원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오늘 공장시설과 양계농장을 편견 없이 둘러보고 추후 다시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갖도록 하겠다”고 견학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견학에 나선 일행은 부안 농공단지에 위치한 참프레 공장 내부와 부안군 보안면에 위치한 종계(씨닭)농장을 방문하고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참프레 관계자로부터 답변을 들었다.
참프레는 이날 △원종계농장 2개소 부지 2만평, 건축 2000평 △종계 산란농장 10개소 부지 20만평, 건축 3만평 △부화장 1개소 부지 6000평, 건축 2000평 △사육농장(시험농장) 3개소 부지 1만5000평, 건축 4800평 △도계 가공장 1개소 부지 2만평, 건축 1만평 △친환경 계분(닭똥)처리장 1개소 부지 1만3000평, 건축 2500평 등 총 1908억원 규모의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관리직 201명, 기술직 707명 등 총 908명 고용계획도 덧붙이는 투자 계획을 설명했다. 일행은 참프레 측의 안내에 따라 장점 위주의 설명과 견학을 하고 돌아왔다. 방문 당일, 우려했던 악취 등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었다. 특히 신정이 의원은 악취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했지만 참프레 측은 “냄새가 아예 없을 순 없지만 냄새를 잡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다며 “이제는 괜찮다”는 의미의 답변을 하며 계분처리나 폐수처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참프레는 투자 계획을 밝히며 군에 농공단지 3만평과 농장부지 25만평 확보를 요구했다. 이에 견학일행 가운데는 공장 악취도 무조건 안심할 수 없지만, 농장 25만평이 들어오면 악취 등 환경문제로 주민 반발이 심할 것으로 우려했다. 여기에 공장폐수처리 문제도 만만치 않아 기존 하수처리장(유등면 향가로 소재)의 규모를 늘리거나 자체처리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따라서 폐수처리장이나 계분처리장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전혀 없다고 장담할 수 없어 반발이 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부안 주민 양아무개(37) 씨는 <열린순창>과의 전화통화에서 “오늘 같은 날씨에는 괜찮다. 하지만 비가 오거나 하면 공장에서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역겨운 냄새가 난다”며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는 그 동네에 살지는 않아도 차를 타고 (공장 앞)지나가면 역겨운 냄새가 나서 절로 욕이 나올 때가 있다”고 전했다.
부안지역신문인 <부안독립신문>은 지난 2015년 ‘(주)참프레가 전국 최초로 닭 동물복지 도축장으로 지정됐다. 닭 동물복지 도축장은 도축되기 전까지는 생명이 있는 닭을 학대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등의 행위를 최대한 자제하는 복지시스템을 갖춘 도축장을 말한다. 참프레는 최근 직원의 동물복지 교육, 농장에서의 강압적인 동물 몰이 여부, 계류 상태에서의 환경 상태, 도축과정에서의 인도적인 처리 등에 대한 항목별 평가에서 높은 점수로 최종 합격 판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맡아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부안주민 ‘호소’

하지만 이와는 달리 환경문제나 악취피해로 고통 받는 부안 주민의 모습도 여러 차례 보도했다. 2013년 4월 ‘냄새로 인해 도저히 살 수가 없다’, 2013년 5월 ‘청정 부안이 악취 부안으로 전락하나’, 2013년 6월 ‘참프레 악취대책 결국 한국환경공단이 나선다’, 2013년 9월 ‘주민들, 악취로 또 다시 고통 호소’, 2014년 12월 ‘참프레, 에이아이예방 살처분 오리 대량 반입해’, 2015년 1월 ‘참프레 폐수 초과배출 3억7000만원 부과’, 2015년 5월 ‘부안 참프레, 유통기한 조작 혐의로 검찰 송치’, 2016년 11월에는 ‘참프레, 폐수 무단 외부 유출로 3000만원 벌금’ 등이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이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참프레가 부안에서 공사를 모두 마치고 본격 운영되면서부터 악취 민원이 계속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인데도 군이 유치의사를 비치고, 지역주민과 지방 일간지 및 지역 주간지 기자와 함께 공개적으로 현장을 다녀온 배경이 자못 궁금하다.
“도의 압박이 있다, 부군수가 추진하고 있다”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유치 지역 주민들의 동의가 있다 해도 악취나 폐수 등 환경문제에 대한 별도의 조치가 필요해 보였다.
 

(주)참프레 공장을 다녀와서

군으로부터 참프레 투자유치 계획 소식을 듣고 가장 처음 들었던 생각은 ‘왜?’였다. 시기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25만평.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은 대규모 농장에서 닭을 사육한단다. 어느 곳이 될지 모르지만, 지역 주민들이 쉽게 찬성할까? 의문과 함께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왜?’ 이런 모험(?)을 하는지 의문이 생겼다.
기자의 의문은 제쳐두고, 부안을 다녀온 소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깨끗’했다. 오늘(?)은 악취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직업병인지, 보이는 것만 온전히 믿어지지는 않았고, 업체 측이 주도한 견학이기에 당연히 좋은 모습만 보여준 것으로 여겼다.
순창에 돌아온 후 부안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참프레에서 악취가 많이 나냐고 물었다. 첫마디가 욕이었다. 자신은 공장이 있는 지역에 살지는 않지만 “비 내리는 날에는 (공장 인근) 도로만 지나가도 역겨운 냄새가 난다”고 했다. 부안지역신문인 <부안독립신문> 누리집에서 참프레 관련 기사를 검색해서 읽어봤다. 지역에 기부한 소식도 있고,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 거론되고 있는 ‘동물복지’ 농장 관련 인증을 국내 최초로 받은 기업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기사 못지않게 악취나 폐수 관련 기사도 많았다. 기사들을 읽다보니 부안주민들의 인터뷰 내용이 눈에 띄었다.
“냄새 때문에 못 살겠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행정에서는 빨리 해결책을 마련해야 된다. 오전 8시30쯤 이면 썩은 분뇨냄새로 인해 창문을 닫아놓고 에어컨을 켜고 생활하고 있다. 특히 비가 내리던 지난 24일에는 더욱 냄새가 심하다.”, “냄새 문제로 군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현재로서는 법적으로 행정적인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악취는 계속 되는데 앞으로도 법적조치를 못한다면 고통 받는 주민들의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청정부안이 악취로 인해 망가지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 대부분이 역겨운 냄새에 시달리고 있다고 불만이 많다. 아침에 창문을 열지 못하고 에어컨을 돌리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 청정부안이 악취부안으로 바뀌는 것 같아 화가 치밀었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냐?”, “고향 부안에서 살고 여기에서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는데 최근 심해지는 냄새 때문에 부안을 떠나고 싶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환경이어서 더욱 그렇다.”
공장보다 농장이 문제라는 의견이 있지만 부안주민에 따르면 공장의 악취도 심각한 것으로 보였다.
유등 향가로 소재 하수종말처리장과 순창읍 민속마을 건너편에 있는 폐수처리시설에서도 비 오는 날 등 일기가 습하면 악취가 심하다는 제보가 점점 늘고 있다. 이제 없어서는 안 되는 이런 시설들의 악취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불 보듯 뻔한 대규모 악취발생 등 환경 저해시설 유치가 꼭 필요한 지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참프레가 들어오면 지역주민 고용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참프레가 밝힌 고용인원 900여명의 사실 여부와 실제 군민 고용효과는 얼마나 되는지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 실제로 사조산업을 비롯한 민선 군수 이후 유치한 기업들의 고용효과 등이 당초 홍보 내용과 많이 달랐다. 특히 “월급이 많지도 않고, 힘들고 단순한 일을 담당하는 비정규직에 지역주민을 뽑고, 관리직 등은 다 외부에서 데려온다”는 주민들의 불평과 지적이 적지 않았다.
인구 유입효과도 글쎄다. 부안 참프레가 본격 가동된 2013년 4월말 기준 부안 인구는 5만8327명이었다. 올해 9월말 기준 부안 인구는 5만6199명이다. 오히려 줄었다. 인구증감은 다양한 요인이 있기에 단순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기업을 유치하며 홍보하는 인구유입 효과는 과장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갖게 한다.
지역이기주의로 치부하며 지역발전을 방해하는 ‘님비’로 몰아붙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님비는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우리 지역에는 안 된다는 의미다. 참프레가 군에 꼭 필요한 기업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참프레 기업 유치에 대한 선택은 결국 주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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