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사회를 바꾸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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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사회를 바꾸려면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10.2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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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마 에이지 지음 전형배 옮김, 동아시아 펴냄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바뀌어야 한다

“데모를 해서 무엇이 바뀌는가? 데모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대화를 해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회, 대화가 가능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참가한다고 무엇이 달라지는가? 참가할 수 있는 사회, 참가할 수 있는 자신이 탄생한다. ”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자’ 오구마 에이지 게이오대 역사사회학 교수의 책이다. 현대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갖고 있는 사회문제에 주목하는 책으로 소개됐었다.
2012년 일본의 원자력발전 반대운동의 기운이 한창 높아가는 시기에 발행된 이 책은 원전, 사회운동 등 일본에 대한 특정한 관심에 보태, 보다 폭넓은 문제들을 다뤘다.
저자는 “당신의 미래는 당신이 결정하는 것이다.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당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 당신이 바뀌기 위해서는 당신이 나설 것. 낡아빠진 말 같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말의 의미가 새롭게 재활용되어야 할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강조한다. 일본 원전 반대 운동가인 그는 “가만있지 말고 부당한 것에 항의하라”며 “데모나 집회 참가만이 아닌 다양한 행동을 통해 새 시대를 향한 ‘새로운 우리’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그는 반원전 시위는 1990년대 초반까지 승승장구했던 일본식 공업화 사회가 성장의 한계와 탈공업ㆍ탈성장 시대로 바뀌는 변화와 맞물려 있다며, 그럼에도 여전히 대규모 공공사업과 원전에 집착하는 아베 신조 정권의 시대착오 때문에 “일본이 쓰러지고 말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능의 해답은 없다”면서도, 고대 그리스적 직접민주주의의 활력을 끌어들여 대의제를 보완하지 않으면 민주주의 그 자체가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집회와 시위도 그 방법 중의 하나로 보았다. 집회와 시위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나 전문가들이 (사회) 구성원들에게 지식과 직업훈련ㆍ일자리 등을 제공하고, 고등교육을 무상화하며, 분권화와 협동운영 등을 통해 재귀성(사회의 모든 현상은 인지기능과 조작기능이 서로 영향을 주는 상호순환관계를 통해 나타난다는 주장을 담은 이론) 증대시키는 사회에 대처해야 한다며, 이혼이나 퇴사 등을 막으려 할 게 아니라 그런 결과를 낳는 관계 자체가 바뀌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모든 사람에게 기본생활을 보장하고, 약자들이 힘을 길러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해 사회를 밑바닥에서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세상을 만들려면 아주 먼 과거에는 ‘철인’이 필요했고, 후덕한 왕을 기다렸다. 가까운 과거에는 엘리트층ㆍ많이 배운 지식층에 의존했었다. 의식 있는 소수가 나서서 대중을 계몽하고 이끄는 방식으로 세상이 바뀌는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해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안다. 2011년 12월 30일치 일본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 “지금의 정치가들에게 맡기면 된다”고 대답한 사람이 겨우 3%였다는 사실과 2016-2017년 한국의 촛불시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세상이 바뀐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시민들은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것이 얼마나 일반 시민을 소외시키고 민주적이지 않은 시스템인지 알게 되었다. 이 책 저자는 “자치회와 공청회, 집회ㆍ데모 등 직접민주주의의 활력을 통해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관계는 만드는 것이기도 하고 만들어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관계는 기다리거나 나서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사회는 이미 바뀌고 있고 피해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고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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