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곱 → 눈곱, 눈의 살 → 눈살
등의 살 → 등살, 등쌀은 하나의 단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주위에 윙윙거리며 눈과 입에 가까이 달라붙는 눈꼽 파리에 즐거워야 할 산행이 짜증도 나고 여간 고역이 아닙니다.”, “촛불집회를 계기로 고질병이었던 불법 폭력시위는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보행 방해와 과도한 소음, 시민의 불쾌감을 일으키는 풍토는 여전히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애플, 트럼프 대통령 등살에 13억 달러 규모 미국 데이터센터 설립된다.” 위 세 예문에서 틀린 낱말이 하나씩 있다.
‘눈꼽, 눈쌀, 등살’이 바로 그것이다. 이 낱말들은 흔히 이렇게 쓰기 쉽지만 ‘눈곱, 눈살, 등쌀’로 써야 옳다. 표음문자인 우리말은 처음에 배우기는 쉽지만 발음과 맞춤법이 헷갈려 애를 먹기 일쑤다.
‘눈곱’은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 또는 그것이 말라붙은 것, 아주 적거나 작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는데 ‘눈’과 ‘곱’이 결합해 만들어진 말이다. ‘곱’은 옛말에서 단독으로 ‘동물의 지방(膏,곱고)’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나중에 의미가 확대되면서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즙액이 말라붙은 것을 가리킬 때도 쓰이게 되었다. 눈의 곱, 즉 ‘눈곱’이 된 것이다. 그리고 현재도 ‘곱’은 ‘눈곱’의 동의어로 쓰이기도 한다. ‘눈살’도 ‘눈’과 ‘살’이 결합해 이뤄진 말이다. 못마땅해서 두 눈썹 사이 즉, 양미간을 찡그릴 때 쓰는 말인데 사람의 양미간에 있는 것이라면 ‘살’이지 거기에 웬 ‘쌀’이 있겠는가와 같이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따라서 소리는 ‘눈쌀’로 나지만 ‘눈살’로 적어야 한다. 여기서 ‘살’은 ‘구김살, 주름살, 이맛살’에서 보듯 ‘주름이나 구김으로 생기는 금’을 말한다.
그러나 ‘등쌀’은 두 개의 단어가 결합된 형태가 아니라 ‘몹시 귀찮게 구는 짓’을 뜻하는 하나의 단어이므로 그대로 ‘등쌀’로 적어야 한다. ‘등살’이라고 쓰게 되면 ‘등’과 ‘살’이라는 단어가 결합해 등의 살, ‘등에 있는 근육’이란 뜻이 된다. 배의 살, 뱃살을 생각해보면 쉽다. 이 경우 ‘등쌀’로 발음되지만 ‘눈곱, 눈살’같이 ‘등살’로 표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