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협중앙회 적폐 청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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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농협중앙회 적폐 청산하자
  • 김효진 이장
  • 승인 2017.11.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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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풍산두지마을 이장

자산규모 400조, 계열사 27개, 1131개의 회원조직을 아우르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그야말로 국내 여느 대기업에 밀리지 않는 조직이다. 자산규모로 치면, 재계 서열 1위 삼성보다 크고 2, 3위 현대와 에스케이(SK)그룹과는 두 배에 달한다. 경향각지에 실핏줄처럼 퍼져있는 회원조합과 금융기관, 하나로마트까지 고려하면 가히 정부 관공서 다음으로 많은 점포를 갖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실 이처럼 막대하고 영향력 있는 조직이 농민조합원의 것일진대, 정작 농민들의 살림은 농협중앙회의 성장과 함께 하지 못하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회원조합의 연합체로서 위상에 맞는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현실은 그렇지 않다. 농협중앙회는 “회원의 공동이익의 증진과 그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농협법 113조)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자체 사업조직으로써 그 세를 불려왔을 뿐이며, 농협중앙회의 주인인 조합원과 회원조합의 절대적 희생을 담보하였다. 신용사업에 있어서는 농업과 농민을 앞세워 돈 장사 한다는 비판이 높았고, 경제사업도 중앙회 자체사업을 중심에 놓다보니 회원조합과 갈등을 빚거나 회원조합의 희생을 강요해왔다. 교육지원사업과 관련해서는 본래 목적을 벗어나 무이자자금을 앞세워 회원조합을 길들이며 중앙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로 만들어버렸다. 중앙회장 선출도 230만 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채 전국 농ㆍ축협조합장 1100여명 가운데 290명의 대의원만 투표에 참여하는 간선제로써 그들만의 ‘잔치’로 진행되고 있다.
며칠전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사안을 살펴보면 적폐의 면면을 알 수 있다. 농협은 지난 5년간 농협공판장을 통해 1조2000억에 가까운 수입농산물을 수입했다. 바나나, 오렌지 외에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마늘, 호박, 당근, 표고, 건고추, 도라지, 고사리와 심지어 콩나물까지 수입해왔다는 것이다. 순창농협 하나로마트에서도 농민단체의 수차례 항의와 경고에도 최근까지 수입바나나를 판매하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농협 계통구매(농협중앙회를 통한 구매)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본래 공동구매를 통해 납품단가를 낮춰 조합원에게 공동이익을 주는 취지인데 현실은 정반대다. 농약 등 농자재가 시중보다 15~20% 비싸다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상대로 수수료 장사를 해왔다. 납품단가 등 세부계약내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신용사업에서는 더욱 가관이다. ‘상호금융특별회계’라고 하여 지역회원조합이 의무적으로 농협중앙회에 자금을 맡기고 회원조합은 이자이익을 매년 배당 받는다. 그런데 이 자금으로 해외부동산을 투자해온 것이다. 요즘 의혹으로 회자되는 이명박 비자금의 단초가 2008년 해외 부동산 투자였다. 그런데 최근 해외투자가 재개되어 원금 손실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나온 것이다. 김현권 의원은 “100조원에 육박하는 지역농협들의 위탁자금으로 부동산 투기에까지 손을 뻗치고 있지만 정작 지역농협과 농민조합원들에게 절실한 농산물 판로 개척과 같은 경제사업에는 인색했다”고 지적했다.
30년전 가격으로 떨어진 나락 값 폭락사태가 발생하는 동안 전국의 유통판매망을 갖고 있는 농협중앙회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하에서 무력했듯이, 농민을 보호해야할 농협중앙회가 도리어 농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흡혈귀로 승승장구해왔다. 산적해있는 농업분야의 적폐 중 청산하고 바로잡아야할 첫 대상은 단연코 농협중앙회다. 원전마피아 못지않게 정치권과 유착하며 기생해 온 농협마피아가 득세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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