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같은 사람과 하루 두번 점심먹었다”는 곡성군수의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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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같은 사람과 하루 두번 점심먹었다”는 곡성군수의 영수증
  • 안관옥 기자
  • 승인 2017.11.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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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월 30일치

시민단체, 업무추진비 감시…식가 겸한 간담회가 절반 넘어
출장 갔는데 오찬했다고 제출…관용차 운행기록도 엉터리

행정기관이 제대로 살림살이를 하는지 따지는 예산감시운동이 기초자치단체로 확산하고 있다.
전남 곡성의 좋은예산연구모임은 지난해 곡성 군수·부군수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용과 관용차량 운행 기록을 분석해 30일 발표했다. 이 단체는 2014년 12월 설립해 회원 1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2015년 두 분야를 검증해 군청에 시정을 요구했으나 반응이 없자 이번에는 공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3~9월 정보공개와 이의신청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들여다 봤다.
분석 결과, 지난해 군수와 부군수의 업무추진비 526건 1억7335만원 가운데 312건 8126만원이 식사를 겸한 간담회에 들어갔다. 간담회가 차지한 비중은 건수의 59.3%, 액수의 46.8%였다. 이 간담회 경비는 절반 이상이 군청 직원을 상대로 쓰였다.
증빙을 확인했더니 군수가 하루 두 차례 오찬을 하거나, 부군수가 다른 지역 출장을 갔는데도 만찬을 하는 등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씀씀이가 도처에 나타났다. 군수와 ㅈ면장 등 17명은 지난해 7월15일 오후 1시 ㄴ가든에서 30만원어치, 오후 3시 ㅅ식당에서 41만원어치 점심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군수는 지난해 12월22일 곡성읍내에서 직원 12명과 만찬을 했다며 31만원을 결제했다. 당시 부군수는 사흘 동안 경북 경주·강원 삼척 등지로 출장 중이었다. 군수 등 37명이 같은 해 3월7일 먹은 저녁은 같은 식당에서 이날 48만원, 다음날 35만원으로 쪼개서 지출됐다. 군수 등 42명은 같은 해 12월20일과 사흘 뒤인 23일 같은 장소에서 동일한 행사로 각각 49만원어치, 30만원어치 저녁을 먹기도 했다. 이는 50만원 이상 지출하면 참석자 명단을 첨부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관용차량 운행기록도 엉망이었다. 군은 대형 승용차 3대를 군수·부군수 전용으로 배정하고 기름값을 지출하고 있다.
이들 차량은 출장신청·운행기록을 아예 누락하거나, 행선지를 ‘관내 일원’이라고 형식적으로 기록한 채 통제없이 운행하고 있었다. 특히 군수용 승합차는 한해 221차례 운행 중 46차례가 하이패스에 통행료 납부내용이 있지만 운행일지에는 빠졌고 41차례는 운행일지와 하이패스 내용이 서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 김영희 대표는 “세금으로 군수가 직원과 주민한테 밥을 사는 업무추진비는 없애야 한다. 군이 공개한 증빙서류도 그대로 믿기 어려웠다. 군의회도 같은 잣대로 들여다보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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