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기부제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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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기부제도 서둘러야 한다
  • 림양호 편집인
  • 승인 2017.11.0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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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지난 일요일 오전 10시경, 강천산 행락객을 태운 전세버스 행렬이 공설운동장 앞 도로까지 줄 선 모습을 보며 새삼 놀랐고, 여러 생각을 하게 했다. 나중에 전해듣기로 공휴일 아닌 평일에도, 계절을 가리지 않고 강천산을 찾는 관광객이 적지 않다니 기쁘고 좋은 일이다. 과문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환경보존문제는 거론되지 않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런데 강천산 진입도로 체증이 빈번해지면 지역주민 불편을 포함해 혹여 내방객이 도로체증을 이유로 기피하는 곳이 될까 염려되었다.
금과 방축 입체교차로 설치 민원, 정읍-순창ㆍ순창-남원 국도 확장 요구 등이 들끓지만 관련 기관이 미동도 하지 않는 것은 돈(예산) 때문이니 중앙정부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현행 국가재정제도를 조속히 바꿔야한다. 문득, 문재인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에서 제시한 지방재정자립을 위한 고향사랑기부제가 채택되면, 열악한 지방정부(자치단체) 재정에 그나마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생각된다. 국무총리도 “관련 법안을 올해 마련하고 2018년 국회를 통과해 2019년 시행한다는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했으니 기대도 된다.
고향기부제(고향세)는 2007년 대선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도시민이 내는 주민세의 10%를 고향으로 보내자’는 공약을 내놓으며 시작되었다. 전북도의회는 2016년 2월 설문조사를 거쳐 세금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고향세’ 대신 ‘고향기부제’로 명명하고, ‘고향기부제법 제정 촉구건의안’을 결의해 수면 위로 떠올렸다. 문재인 대통령도 선거공약으로 ‘고향사랑기부제’ 도입을 제시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고향기부제 관련 법률안은 10개에 이르고 발의 내용도 각각 다르지만 기본취지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고향기부제는 열악한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10년 전부터 논의가 있었지만 진척이 없었다. 그간 수도권 지자체 등이 반대한 영향이 컸다. 주민 상당수가 출향민인 수도권 지자체로서는 지방세 재원이 줄어드니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올 만했고 찬반 논란만 거듭해 온 것이다. 하지만 농촌 회생과 직결되는 지역 세수증대와 농가소득 보장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논의가 뜨겁다. 도농간 양극화 현상을 막아 도시와 농촌이 상생할 수 있는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일본은 2007년 도시와 지방의 세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고향세를 도입했고, 2011년 도호쿠 지방 앞바다의 대지진과 지진해일이 일본 열도를 휩쓸었을 때 고향(후루사토)세는 국민을 결속시키는 매개체가 됐다고 전한다. 일본의 고향세는 애향심을 고취시키면서 지방 세수를 증대시키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위기에 놓인 농촌 환경을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돈만 아니고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간 사람들에게 고향을 알리고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다.
고향기부제가 시행되면 출향민들의 향수를 자극해 애향심을 더욱 두텁게 하는 제도로 빠르게 정착될 것이다. 많은 논의가 있지만 일본처럼 기부자에게 고향 농산물을 답례품으로 보답하면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범위가 한층 더 넓어질 것이다. 또 자유무역협정을 맺을 때마다 손해를 보고 있는 농업과 농촌을 보호하는 제도로서의 의미도 크다. 값싼 농산물 수입개방시대에 우리 농산물의 보전과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해온 농업과 농촌을 구하는 제도로 정착시켜야 한다.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농촌을 지키고 있는 노인들이 생을 다하면 농촌은 하나 둘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극단적인 진단도 있다.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농촌을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농촌은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수많은 혜택을 가져다주는 공간으로 바라봐야 한다. 출향인을 포함한 도시민들이 개별적으로 농업 농촌을 살릴 수는 없다. 정부가 제도(고향기부제)로 농업과 농촌을 살려야 한다. 농촌 주민들의 안전과 편익을 위해서도 돈(예산)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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