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어우리말(50)/ 딱딱하고 애매한 말투가 습관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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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어우리말(50)/ 딱딱하고 애매한 말투가 습관이라면…
  • 이혜선 편집위원
  • 승인 2017.11.16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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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우리말
~하기를 바라겠습니다 → ~하기를 바랍니다
~이 되겠습니다 → ~입니다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 ~생각합니다

“자, 그럼 수상자는 시상대 앞으로 나와 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저기 보이는 탑이 바로 석가탑이 되겠습니다.”, “가격은 10만원이 되겠습니다.” 언뜻 문제없어 보이는 예문들이다. “자 그럼 수상자는 시상대 앞으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저기 보이는 탑이 바로 석가탑입니다.”, “가격은 10만원입니다.” 앞선 예문들을 살짝 바꿔봤다. 뭔가 다른 느낌이다. 딱딱하고 답답했는데 뭔가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졌다. 서로의 차이는 단지 ‘-겠-’이 있느냐, 없느냐 일뿐인데 말이다.
‘-겠-’은 “올해 겨울에는 약한 라니냐가 발달하며 한파도 일찍 시작되겠습니다”와 같이 확실하지 않은 일에 대한 ‘추정’을 나타낸다. 때로는 말하는 사람의 ‘의지’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에는 다가올 시간과 확실하지 않은 일과 연관이 있어야 한다. “수능이 끝나면 촛불집회에 참여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첫눈이 내리면 만나러 가겠습니다” 처럼 쓰인다.
‘-겠-’의 범람, 게다가 잘못된 어법을 반복하면서까지 딱딱하고 답답한 말투를 쓰는 습관이 있다면 버리는 것이 좋겠다.
널리 쓰이면서도 잘못된 말투는 또 있다. 바로 ‘-같습니다’이다. “단풍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해서 기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모의고사 때보다는 수능을 잘 봐서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이순신 장군을 제일 존경하는 것 같아요.” 말하는 이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감추려하거나 살짝 비껴가려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또 살짝 고쳐봤다. “그래도 모의고사 때보다는 수능을 잘 봐서 다행이에요.”, “단풍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해서 기쁩니다.”, “저는 이순신 장군을 제일 존경해요.” 솔직하고 자신감 있는 말투에서 분명함과 신뢰감이 느껴진다.
‘같다’라는 말의 쓰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OO이 OO과 같다’라는 짜임에서의 그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마 ∼것 같다’라고 할 때의 그것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뒤의 경우다. 뒤의 ‘같다’는 추정이나 예측을 나타내므로 반드시 ‘확실하지 않은’이 전제돼 있다. 사소한 것 같지만, 자기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그냥 ‘이렇다’며 말하는 말투와 대부분의 경우에서 ‘이런 것 같다’로 말하는 것의 차이는 분명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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